이스칸다르(Iskandar)는 고대 마케도니아의 국왕 알렉산드로스 3세를 지칭하는 아랍어 및 페르시아어식 이름이다. 그리스어 이름인 '알렉산드로스(Alexandros)'가 중세 페르시아어인 팔라비어에서 '알렉산다르(Alaksandar)'로 변형되었고, 이후 아랍어권과 현대 페르시아어권으로 넘어오며 '이스칸다르'로 정착하였다. 이 명칭은 단순히 역사적 인물을 부르는 이름을 넘어, 중동과 중앙아시아 문화권에서 영웅이자 전설적인 제왕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역사적으로 이스칸다르는 기원전 4세기 아케메네스 왕조의 페르시아 제국을 정복하며 동방 원정을 단행한 인물이다. 그의 정복 전쟁은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가 융합되는 헬레니즘 시대를 열었으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도시가 그의 이름을 딴 '알렉산드리아'로 명명되었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뿐만 아니라 이라크,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 세워진 도시들은 오늘날에도 이스칸다리야(Iskandariya)와 같은 이름으로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스칸다르는 문학적 전통 속에서 재탄생하며 전설적인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특히 가상의 일대기를 다룬 '알렉산드로스 로망스(Alexander Romance)'가 전 세계적으로 번안되면서, 그는 불로장생의 샘물을 찾아 나서거나 지혜로운 철학자와 대화를 나누는 탐구자로 묘사되었다. 페르시아의 시인 피르다우시는 서사시 '샤나메(Shahnameh)'에서 그를 페르시아의 정당한 왕통을 이은 군주로 묘사하며 외래 정복자가 아닌 지역의 영웅으로 수용하는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었다.
이슬람교의 경전인 쿠란에서는 '줄카르나인(Dhul-Qarnayn, 두 뿔을 가진 자)'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많은 이슬람 신학자와 역사학자들은 그를 이스칸다르와 동일시한다. 쿠란 속의 줄카르나인은 하느님의 계시를 받아 세계를 유람하며 야주즈와 마주즈(곡과 마곡)의 침입을 막기 위해 거대한 철벽을 쌓은 의로운 통치자로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종교적 서사는 이스칸다르가 단순한 전사를 넘어 예언자적 성격을 띤 성군으로 추앙받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이스칸다르라는 이름은 서아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는 이름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군주나 귀족의 이름으로 선호되며, 이는 과거 인도양 무역로를 따라 전파된 이슬람 문화와 이스칸다르 전설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역사적 실존 인물에서 출발한 이스칸다르는 수천 년의 세월을 거치며 종교, 신화, 철학이 결합된 다층적인 문화적 아이콘으로 존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