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메기(Silurus glanis)는 메기목 메기과에 속하는 대형 민물고기로, 유럽과 중앙아시아 일대의 하천과 호수에 널리 분포한다. 유럽에서 가장 큰 민물고기 중 하나로 꼽히며, 유라시아 대륙의 내수면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수행한다. 몸은 비늘이 없이 미끈하며, 머리가 크고 입이 넓게 벌어지는 특징이 있다. 수명은 매우 길어 야생에서 60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
외형적 특징으로는 위턱에 두 개의 긴 수염이 있고 아래턱에 네 개의 짧은 수염이 있어 총 여섯 개의 수염을 가지고 있다. 몸빛은 서식 환경에 따라 어두운 녹갈색에서 검은색까지 다양하며, 배 부분은 대개 흰색이나 황색을 띤다. 유럽메기는 압도적인 크기로 유명한데, 공식적으로 확인된 기록에 따르면 몸길이 2.5미터를 넘어서는 개체들이 존재하며, 과거 기록에는 3미터 이상의 거대 개체에 대한 언급도 나타난다. 몸무게 또한 100kg을 가볍게 상회하며 최대 200kg 이상까지 자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주로 야행성으로 활동하며 낮에는 강바닥의 진흙이나 바위 틈, 수중 식물 사이에 숨어 지낸다. 시각보다는 수염을 이용한 감각과 진동 감지 능력이 뛰어나 어두운 물속에서도 먹잇감을 효과적으로 사냥한다. 식성은 매우 잡식성이고 탐욕스러워 작은 물고기부터 가재, 개구리 등을 섭취하며, 성체는 수면에 떠 있는 물새나 수영하는 쥐와 같은 작은 포유류까지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프랑스의 일부 지역에서는 물가로 다가온 비둘기를 습격하는 독특한 사냥 행동이 관찰되기도 했다.
유럽메기는 유속이 느리고 수심이 깊은 강이나 호수를 선호한다. 번식기는 주로 수온이 상승하는 5월에서 7월 사이이며, 수컷은 수중 식물이 풍부한 곳에 둥지를 틀고 암컷을 유인한다. 암컷이 산란한 알은 수컷이 부화할 때까지 보호하며 침입자로부터 둥지를 지키는 강한 부성애를 보인다. 이러한 번식 특성과 강인한 생명력 덕분에 개체군 유지가 비교적 용이하며, 다양한 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하는 편이다.
원래 서식지가 아닌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서유럽 및 남유럽의 일부 지역으로 유입된 유럽메기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급격히 개체수가 증가하며 토착 어종을 무분별하게 포식하여 생물 다양성을 저해하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스포츠 낚시 대상어로서 낚시꾼들에게는 인기가 높지만, 생태학적 관점에서는 특정 지역의 먹이사슬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로 간주되어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