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카를로스(Wendy Carlos)는 미국의 작곡가이자 음악가로, 전자 음악과 클래식 음악의 융합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1939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대한 강한 열정을 보였으며, 그 재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음악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 그녀는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음악을 공부했고, 이 두 분야의 지식을 활용하여 전자 음악을 창조하는 데 기여했다.
카를로스는 1968년 발매된 앨범 "Switched-On Bach"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앨범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클래식 음악을 실험적인 전자악기인 모듈러 신세사이저로 편곡한 작품으로, 전자 음악 장르의 초기 성공적인 예시 중 하나로 꼽힌다. "Switched-On Bach"는 비평가와 청중 모두에게 큰 찬사를 받았으며, 그래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앨범 덕분에 카를로스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전자 음악의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웬디 카를로스는 이후 "The Well-Tempered Synthesizer," "Sonic Seasonings," "Beauty in the Beast" 등 다양한 앨범을 발표하며 전자 음악의 경계를 넓혔다. 그녀의 음악은 단순한 실험에 그치지 않고, 감정과 서사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카를로스는 음색과 음의 구조를 탐구하며, 전자 음악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하고 발전시켰다.
그녀의 작업은 전자 음악뿐 아니라 영화 음악에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1971)에서의 음악이 인상적이다. 카를로스는 이 영화에서 바흐의 음악에 전자적 요소를 추가하여 고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시간이 지나면서도 그녀의 음악은 여전히 많은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주고 있으며, 전자 음악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자리잡고 있다. 웬디 카를로스는 새로운 음악 장르의 발전에 기여하며, 여성 음악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