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남자

'웃는 남자'(L'Homme qui rit)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1869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이다.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반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작가의 철학적 사유를 집대성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위고 스스로 자신의 저작 중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았을 만큼, 방대한 분량 속에 당시 귀족 사회의 부패와 민중의 고통을 선명하게 대비시켜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 그윈플렌은 어린 시절 어린이 인신매매단인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납치되어, 입이 양옆으로 찢어져 평생 웃는 얼굴을 유지해야 하는 기괴한 흉터를 입게 된다. 버려진 그윈플렌은 눈보라 속에서 어머니를 잃고 죽어가던 눈먼 아기 데아를 구해내고, 떠돌이 약장수 우르수스에게 거두어진다. 이들은 기괴한 외모의 그윈플렌과 앞을 보지 못하는 데아를 주인공으로 한 공연을 선보이며 유랑 극단을 꾸려나가고, 그윈플렌은 자신의 흉측한 외모를 가려주는 대중의 웃음 속에서 데아와 순수한 사랑을 키워간다.

작품의 핵심은 기괴하게 뒤틀린 외모를 가졌으나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지닌 그윈플렌과, 화려한 외양을 가졌으나 도덕적으로 부패한 귀족 사회 사이의 극명한 대조에 있다. 소설 중반, 그윈플렌이 사실은 귀족의 혈통이며 정당한 작위 계승자임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급진적인 전환을 맞이한다. 그는 상원에 출석하여 가난하고 소외된 민중들의 비참한 삶을 대변하는 격정적인 연설을 토해내지만, 귀족들은 그의 진심 어린 목소리가 아닌 그의 기괴한 웃는 얼굴만을 비웃으며 조롱한다.

결국 귀족 사회의 냉혹함에 절망한 그윈플렌은 다시 우르수스와 데아에게 돌아가지만, 이미 쇠약해진 데아는 죽음을 맞이하고 그윈플렌 역시 그녀를 따라 바다에 몸을 던지며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다. 이 소설은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라는 명제를 통해 계급 사회의 모순을 통렬히 비판한다. 또한 그윈플렌의 찢어진 입 모양은 훗날 DC 코믹스의 악당 캐릭터 '조커'의 시각적 모티브가 된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오늘날까지 뮤지컬과 영화 등 다양한 매체로 재해석되며 고전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