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쿠와쿠

와쿠와쿠(ワクワク)는 일본어의 의태어 중 하나로, 기쁨이나 기대로 인해 마음이 설레고 진정되지 않는 심리 상태를 묘사하는 표현이다. 어원은 ‘물이 솟아나다’ 혹은 ‘벌레 등이 들끓다’라는 의미를 가진 일본어 동사 ‘와쿠(湧く)’에서 파생되었다. 땅에서 온천수가 솟아오르듯,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즐거움이나 기대감이 퐁퐁 솟아오르는 느낌을 형상화한 말이다.

이 단어는 단순히 심장이 뛰는 생리적 현상보다는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강조할 때 주로 사용된다. 유사한 표현인 ‘도키도키(ドキドキ)’가 놀람, 불안, 공포, 혹은 이성에 대한 사랑의 떨림 등 심장 박동 소리 자체에 집중하여 폭넓게 쓰이는 것과 구별된다. 와쿠와쿠는 소풍을 앞둔 아이의 심정이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기 직전의 감정처럼 순수한 즐거움을 동반한 고양감을 가리키는 경향이 있어, 부정적이거나 공포에 의한 긴장 상황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일본의 대중문화, 특히 애니메이션과 만화에서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는 장치로 빈번하게 등장해 왔다. 고전적인 예로 만화 《드래곤볼》의 주인공 손오공을 들 수 있다. 그는 강한 상대를 만나거나 위기 상황에 닥쳤을 때 “나, 왠지 와쿠와쿠(설레기) 시작했어”라는 대사를 통해 전투에 대한 순수한 호전성과 기대감을 표현하곤 했다. 이는 소년 만화의 클리셰로 자리 잡아, 역경 앞에서도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주인공의 긍정적인 태도를 상징하는 단어로 인식되었다.

2020년대에 들어서는 인기 애니메이션 《스파이 패밀리(SPY×FAMILY)》의 주요 등장인물인 아냐 포저의 핵심 대사로 사용되면서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극 중 아냐는 첩보 활동이나 비일상적인 사건을 목격했을 때 눈을 반짝이며 “와쿠와쿠!”라고 외치는데, 이 모습이 다양한 밈(Meme)으로 재생산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로 인해 서브컬처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들에게도 귀여움과 호기심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일본어 표현으로 각인되었다.

한국어로는 문맥에 따라 ‘두근두근’, ‘설렘’, ‘울렁울렁’ 등으로 번역된다. 그러나 한국어의 ‘두근두근’은 긴장과 불안을 포함할 수 있고, ‘설렘’은 다소 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어 ‘와쿠와쿠’가 가진 특유의 솟구치는 듯한 역동적인 뉘앙스를 완벽하게 1:1로 치환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 인터넷 커뮤니티나 서브컬처 향유층 사이에서는 번역 과정을 거치지 않고 원어 발음 그대로 ‘와쿠와쿠’라고 표기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유의 어감 덕분에 들뜨고 신난 상태를 표현하는 은어처럼 통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