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콘(Otacon)은 코나미의 게임 시리즈 ‘메탈 기어 솔리드(Metal Gear Solid)’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 중 하나다. 본명은 할 에머릭(Hal Emmerich)이며, ‘오타콘’이라는 별명은 ‘오타쿠 컨벤션(Otaku Convention)’의 줄임말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주인공 솔리드 스네이크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기술적 지원을 담당하는 파트너로서 시리즈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1998년 발매된 ‘메탈 기어 솔리드’의 셰도우 모세스 사건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그는 핵 탑재 이족 보행 전차인 ‘메탈 기어 REX’의 개발 책임자였으나, 자신의 연구가 대량 살상 무기로 전용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순수하게 과학적 열망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후 솔리드 스네이크를 만나 진실을 깨닫게 된 그는 스네이크를 도와 메탈 기어 REX를 파괴하는 데 일조하며, 이를 계기로 반(反) 메탈 기어 NGO 단체인 ‘필란트로피(Philanthropy)’를 설립하게 된다.
오타콘의 가계는 과학적 성취와 비극적인 가족사로 점철되어 있다. 그의 할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였으며, 그의 아버지 휴이 에머릭 역시 메탈 기어 개발과 관련된 인물이었다. 오타콘 본인 또한 어린 시절 의붓어머니와의 부적절한 관계와 그로 인한 아버지의 자살, 그리고 여동생 엠마 에머릭과의 갈등 및 그녀의 죽음 등 끊임없는 개인적 비극을 겪는다. 이러한 배경은 그를 단순한 기술자가 아닌, 전쟁과 과학의 윤리 사이에서 고뇌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든다.
기술적 능력 면에서 오타콘은 천재적인 공학자이자 해커로 묘사된다. 그는 스네이크가 전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첨단 장비를 제작하고 관리하며, 작전 중에는 무전 통신을 통해 적의 배치나 지형지물, 보스 캐릭터의 약점 등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특히 ‘메탈 기어 솔리드 4’에서는 소형 정찰 로봇인 ‘메탈 기어 Mk.II’와 ‘Mk.III’를 원격 조종하여 전투 중인 스네이크를 직접적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그는 시리즈 전체의 주제 의식인 ‘유전(Gene), 문화(Meme), 시대(Scene)’ 중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정신과 의지의 계승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비록 신체적 전투 능력은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지식과 기술을 통해 평화를 수호하려는 그의 신념은 전사인 스네이크와 대비되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시리즈의 마지막까지 스네이크의 곁을 지킨 그는 스네이크 사후에도 그의 유지를 이어받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는 것으로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