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누마 엘리시

'에누마 엘리시'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창세신화로, 아카드어로 작성된 문서이다. 이 작품은 총 7개의 점토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빌로니아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여겨진다. '에누마 엘리시'는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을 때'라는 의미로 시작된다.

작품은 주로 아브수와 티암트라는 두 원초적 존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브수는 담수의 신으로, 티암트는 해양의 여신으로 묘사된다. 이들은 혼합되어 여러 신들을 낳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전투가 이어진다. 특히, 젊은 신들인 에아(또는 엔키)와 마르둑의 출현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마르둑은 출중한 능력과 지혜를 가진 신으로, 티암트와의 최종 대결에서 승리하여 질서와 조화를 정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마르둑은 티암트를 처치한 후 그녀의 시신으로부터 세계를 창조하며, 인류를 위해 신사(神社)를 세우고 돌아온다. 이 과정에서 신들의 권위를 강화하고, 마르둑을 주요 신으로 고백하는 내용이 나타난다. 에누마 엘리시는 바빌로니아 제국에서 마르둑의 위상을 높이고,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작품은 고대 근동 문헌 중 가장 중요한 창세신화 중 하나로, 이후 많은 문화와 문학에 영향을 미쳤다. 에누마 엘리시는 고대 신화의 복잡한 세계관과 신들 간의 관계를 상세히 설명하며, 인류와 신의 기원, 질서의 창조에 대한 인간의 숙고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현대의 고대사 및 문학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