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네르기(Energie)는 물리학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독일어 발음에서 유래한 이 용어는 한국에서도 과거에 과학 기술 분야와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영어식 발음인 ‘에너지(Energy)’가 표준어로 정착되어 주로 사용된다. 모든 물리적 현상의 근원이 되는 기본 양으로, 질량과 함께 우주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국제단위계(SI)에서 에네르기의 단위는 줄(Joule, J)을 사용하며, 이는 1뉴턴의 힘으로 물체를 1미터 이동시켰을 때 수행한 일의 양과 같다.
에네르기는 그 상태와 성질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물체의 운동 상태에 따른 운동 에네르기, 물체의 위치나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 위치 에네르기(퍼텐셜 에네르기), 물질 내의 원자나 분자의 결합 구조 속에 저장된 화학 에네르기, 온도의 차이에 의해 전달되는 열 에네르기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전하의 흐름을 통한 전기 에네르기와 원자핵의 분열이나 융합 반응에서 발생하는 핵 에네르기 등도 물리적 세계를 움직이는 중요한 형태이다. 이러한 다양한 에네르기들은 물리 법칙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변환될 수 있다.
에네르기 보존 법칙은 열역학 제1법칙으로도 불리며, 고립계 내에서 에네르기의 총량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원리이다. 즉, 에네르기는 스스로 새롭게 생성되거나 완전히 소멸되지 않으며, 단지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그 모습만을 바꿀 뿐이다. 예를 들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체는 위치 에네르기가 운동 에네르기로 전환되며, 공기 저항이나 마찰이 발생할 경우 그 일부가 열 에네르기로 발산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전환된 에네르기의 총합을 계산하면 초기 시스템이 가졌던 에네르기 양과 항상 동일하다.
생명체에 있어서 에네르기는 생명 현상을 유지하고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동력원이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태양의 빛 에네르기를 근간으로 생존하며,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이 빛 에네르기를 화학 에네르기 형태로 전환하여 유기물에 저장한다. 동물은 이러한 식물이나 다른 동물을 섭취하여 신진대사에 필요한 에네르기를 얻는다. 생물학적 시스템 내에서 에네르기는 주로 ATP(아데노신 삼인산)라는 분자 형태로 운반되고 소비되며, 이는 체온 유지, 근육 수축, 신경 신호 전달 등 모든 생명 활동의 원동력이 된다.
현대 사회에서 에네르기의 확보와 효율적인 활용은 인류의 생존 및 경제 발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이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한 에네르기 생산은 산업 혁명 이후 인류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으나, 환경 오염과 자원 고갈이라는 문제를 야기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등 지속 가능한 신재생 에네르기 자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에네르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깨끗한 공급원을 개발하는 것은 미래 과학 기술의 핵심적인 목표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