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브레히트 엔트라티

알브레히트 엔트라티는 오로킨 제국의 저명한 아르키메디안이자, 보이드(The Void)의 존재를 최초로 발견하고 그 너머를 직접 탐험한 선구적인 과학자이다. 그는 보이드 에너지를 이용한 태양계 간 이동 기술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이는 오로킨 문명이 번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그의 업적은 단순한 기술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 보이드라는 미지의 영역과 그 안에 도사린 초월적 존재인 '벽 속의 인간(The Man in the Wall)'과의 조우라는 철학적이고 공포스러운 사건으로 이어진다.

보이드로의 첫 탐사 당시, 알브레히트는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존재, 즉 '무관심(The Indifference)'이라 불리는 벽 속의 인간과 마주하는 충격적인 경험을 한다. 그는 간신히 현실 세계로 생환했으나, 자신이 정말로 본래의 알브레히트인지 아니면 보이드에서 온 복제본인지에 대한 실존적 의문에 평생 시달리게 되었다. 이 불신으로 인해 그는 오로킨의 영생 기술인 '연속성(Continuity)'을 거부하고 인간으로서 자연적인 죽음을 맞이하기로 결심했으며, 자신의 기억과 연구를 보존하기 위한 정교한 계획을 세웠다.

그의 연구와 행보는 화성의 위성인 데이모스에 깊게 뿌리 내리고 있다. 알브레히트는 엔트라티 가문의 가부장으로서 딸인 '어머니(율레리아 엔트라티)'를 포함한 가족들을 이끌었으나, 보이드의 위협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기 위해 가족들과 거리를 두고 비밀리에 자신의 연구실인 '생체 해부학 성소(Sanctum Anatomica)'에서 거대한 계획을 추진했다. 그는 보이드의 공포에 대항하기 위해 거대한 인간형 병기인 '베슬(Vessels)'을 설계하고, 보이드의 의지에 저항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데 전념했다.

알브레히트 엔트라티의 영향력은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실과 보이드를 넘나든다. 그는 벽 속의 인간이 초래할 종말을 막기 위해 1999년의 지구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등 시공간을 초월한 설계를 남겼다. 그의 충직한 조력자인 로이드(Loid)는 알브레히트의 유지를 받들어 텐노를 인도하며, 그가 남긴 '그리모어(Grimoire)'와 여러 기록은 보이드의 진실을 파헤치는 핵심적인 열쇠가 된다.

결과적으로 알브레히트 엔트라티는 오로킨 문명의 영광을 이끈 천재 과학자인 동시에, 보이드라는 금단의 영역을 열어젖힘으로써 인류에게 피할 수 없는 위협을 안겨준 중추적인 인물이다. 그의 실종과 그가 남긴 수수께끼는 현재까지도 태양계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보이드와 벽 속의 인간에 대항하는 서사의 중심에 그가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