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만화가 강풀이 2004년 다음 미디어다음에 연재한 공포 미스터리 웹툰이다. 강풀의 '미심썰(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으로, 한국 웹툰 초창기에 공포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서사 구조를 갖추어 대중적인 인기와 더불어 평단의 주목을 동시에 받았다.
작품은 어느 낡은 아파트 단지에서 매일 밤 9시 56분만 되면 동시에 불이 꺼지는 기괴한 현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고혁은 맞은편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이 현상을 목격하고, 불이 꺼진 집에서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규칙을 발견하게 된다. 단순한 유령 이야기를 넘어 현대 사회의 소외와 단절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공포라는 장르에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강풀 특유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극대화된 작품으로, 등장인물 개개인의 사연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공포의 근원을 파고든다. 작가는 단순히 시각적 자극을 주는 공포가 아니라, 인물 간의 관계와 과거의 사건들이 얽히며 발생하는 심리적 압박감을 강조한다. 이는 이후 연재된 《타이밍》, 《어게인》 등 강풀의 미스터리 세계관을 형성하는 기초가 되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아파트는 현대인의 전형적인 주거 공간이자 이웃 간의 무관심이 극에 달한 폐쇄적 공간으로 묘사된다. 작가는 이러한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함께 살고 있지만 서로를 알지 못하는 현대 사회의 비극을 공포의 실체로 그려냈다. 이러한 인문학적 통찰은 단순한 오락용 만화를 넘어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요소가 되었다.
2006년에는 안병기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고소영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다만 영화판은 원작의 핵심적인 설정과 메시지를 상당 부분 각색하여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리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툰 《아파트》는 매체가 지닌 서사적 잠재력을 증명하며, 한국 장르 만화의 발전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