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시(赤穂市)는 일본 효고현 남서부 끝단에 위치한 도시로, 오카야마현과 경계를 접하고 있다. 세토 내해의 하리마나다에 면해 있으며, 시 중앙을 관통하는 치쿠사강 하구에 형성된 충적평야에 시가지가 조성되어 있다. 온화한 세토내해식 기후를 띠며, 예로부터 소금 생산과 해상 교통의 요충지로 번영해 왔다.
이 지역은 일본 역사상 유명한 사건인 ‘아코 사건’의 무대로 잘 알려져 있다. 에도 시대 아코번의 영주였던 아사노 나가노리가 에도성 내에서 기라 요시나카에게 칼을 휘두른 사건으로 인해 할복하고 번이 폐지되자, 오이시 구라노스케를 비롯한 47명의 낭인들이 주군의 원수를 갚은 사건이다. 이 이야기는 ‘추신구라’라는 제목의 가부키나 영화 등으로 각색되어 일본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으며, 매년 12월 14일에는 이들을 기리는 아코 의사제가 성대하게 열린다.
아코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소금 생산지 중 하나이다. 에도 시대부터 ‘아코의 소금’은 품질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었으며, 입헌 소전법 등 선진적인 제염 기술을 도입하여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현재도 대규모 제염 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소금을 활용한 가공식품과 화장품 등이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고 있다. 시 내에는 소금 농장 유적을 복원한 시설과 소금의 역사를 학습할 수 있는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주요 관광지로는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아코성 터와 47의사를 모시는 오이시 신사가 있다. 아코성 터는 에도 시대 초기 성곽 건축의 특징인 변형 갑주형 설계를 잘 보여주는 유적이다. 또한 세토 내해 국립공원에 속한 아코 미사키(곶)는 해안선이 아름다워 ‘일본의 석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인근의 아코 온천은 뛰어난 수질과 바다 조망을 갖춘 휴양지로 유명하다.
경제적으로는 제염업 외에도 화학, 기계, 금속 공업 등 제조업이 고루 발달해 있다. 교통망으로는 JR 산요 본선과 아코선이 통과하며, 산요 자동차도와 국도 2호선이 연결되어 효고현 서부와 오카야마현을 잇는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 1951년 시로 승격된 이후 주변 정촌을 합병하며 현재의 행정 구역을 형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