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스트로랍토르(Austroraptor)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 마스트리히트절에 남미 대륙에서 서식했던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 공룡이다. '남쪽의 도둑'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공룡은 2008년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의 리오 네그로 주에서 고생물학자 페르난도 노바스(Fernando Novas)와 그의 연구팀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이들은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 중에서도 남반구에서 주로 발견되는 운엔라기아아과(Unenlagiinae)에 속하며, 해당 분류군 내에서 가장 거대한 종류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아우스트로랍토르는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 중에서도 손꼽히는 거구였다. 몸길이는 약 5~6m에 달하며 몸무게는 약 300kg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북미의 데이노니쿠스보다 훨씬 크고 유타랍토르에 비견될 만한 크기다. 하지만 육중한 체격에 비해 전체적인 골격은 상당히 가늘고 길쭉한 형태를 띠고 있어, 다른 대형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 공룡들과는 차별화되는 외형적 특징을 보여준다.
이 공룡의 가장 두드러진 해부학적 특징은 매우 길고 낮은 두개골과 비정상적으로 짧은 앞다리다. 머리뼈는 매우 가늘고 길게 뻗어 있으며, 입 안에는 원뿔형 모양의 작고 날카로운 이빨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이러한 이빨 구조는 전형적인 육식 공룡보다는 어류를 주식으로 하는 생물들의 특징과 유사하다. 또한 대부분의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 공룡들이 사냥감을 붙잡기 위해 긴 앞다리를 가졌던 것과 대조적으로, 아우스트로랍토르의 앞다리는 비율상 매우 짧아 앞발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식성 면에서 아우스트로랍토르는 어식성(piscivore)이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길쭉한 주둥이와 원뿔형 이빨은 미끄러운 물고기를 낚아채기에 최적화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큰 몸집을 고려했을 때 물고기 외에도 작은 척추동물이나 사체 등을 가리지 않고 먹었을 기회주의적 포식자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뒷다리의 구조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형태였으므로 탁 트인 평원이나 강가 주변에서 먹잇감을 추격하며 사냥했을 것이다.
아우스트로랍토르의 발견은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의 진화와 다양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했다. 특히 남반구의 운엔라기아아과 공룡들이 북반구의 친척들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독자적인 진화를 거쳤음을 입증하는 사례가 되었다. 거대한 크기와 짧은 앞다리, 그리고 특화된 두개골 구조는 고립된 대륙이었던 당시 남미의 환경이 공룡들의 형질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