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에니스 1세

아에니스 1세 타르가르옌(Aenys I Targaryen)은 웨스테로스 타르가르옌 왕조의 제2대 국왕이다. 정복왕 에이곤 1세와 그의 누이이자 아내인 라에니스 타르가르옌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다. 태어날 당시에는 신체적으로 매우 허약하여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의심받기도 했으나, 자신의 드래곤인 퀵실버가 부화하여 그와 유대를 맺으면서 점차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무예와 전쟁보다는 음악, 예술, 학문을 사랑하는 감수성 풍부한 인물이었으며, 성품이 온화하고 타인에게 호감을 사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했다.

에이곤 1세가 서거한 37 AC에 왕위에 오른 아에니스 1세는 즉위 직후부터 여러 도전 세력에 직면했다. 아린 가문의 반란, 강철 군도의 참칭자, 하렌의 후손을 자처하는 '붉은 하렌' 등의 봉기가 왕국 곳곳에서 일어났다. 아에니스 1세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대처했다. 다행히 그의 동생인 마에고르와 충성스러운 영주들이 반란을 진압하며 왕권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대중과 귀족들 사이에서 아에니스 1세는 나약한 군주라는 인식이 박히게 되었다.

그의 통치기에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갈등은 칠신교 교단과의 마찰이었다. 타르가르옌 가문의 근친혼 관습은 칠신교 교리에 어긋나는 것이었으나, 에이곤 1세 치세에는 그의 강력한 위엄에 눌려 수면 아래 잠자고 있었다. 하지만 아에니스 1세가 자신의 딸 라에나와 아들 에이곤을 결혼시키자, 교단은 이를 근친상간으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는 교단 무장 세력(Faith Militant)의 대규모 봉기로 이어졌고, 왕국은 극심한 내란 상태에 빠져들었다.

상황이 악화되자 아에니스 1세는 분노한 군중과 교단 세력을 피해 킹스랜딩을 떠나 드래곤스톤으로 피신했다. 그는 반란군에 대처할 효율적인 전략을 세우지 못한 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이로 인해 지병이 악화되었다. 결국 그는 재위 5년 만인 42 AC에 드래곤스톤에서 사망했다. 그의 사후 왕위는 적법한 후계자인 아들 에이곤이 아닌, 동생인 마에고르 1세에 의해 찬탈당하며 타르가르옌 왕가는 피비린내 나는 혼란기에 접어들게 되었다.

아에니스 1세는 성군이 되기를 원했으나, 정복 이후 왕국을 공고히 다져야 했던 격동의 시기에 필요한 강인한 지도력을 갖추지 못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치세는 타르가르옌 가문의 지배력이 단순히 드래곤의 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현지의 종교 및 관습과 끊임없이 충돌하고 조율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비록 그의 통치는 비극적으로 끝났으나, 훗날 그의 아들인 재해리스 1세가 즉위하여 왕조의 기틀을 완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