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셰퍼드(Sea Shepherd Conservation Society)는 해양 생태계 보호와 해양 생물 다양성 보존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국제 비영리 단체다. 1977년 그린피스의 초기 멤버였던 폴 왓슨(Paul Watson)이 설립하였다. 왓슨은 그린피스의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활동 방식에 한계를 느끼고, 보다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행동을 통해 해양 생물을 보호하고자 이 단체를 조직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법 집행이 미치지 못하는 공해상에서 해양 생물을 지키는 자경단으로 규정하며 활동한다.
이 단체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직접 행동(Direct Action)' 원칙이다. 씨 셰퍼드는 단순한 시위나 홍보 활동에 그치지 않고, 불법 포경이나 불법 어로 행위를 하는 선박을 직접 물리적으로 저지한다. 대표적인 전술로는 포경선의 프로펠러에 밧줄을 걸어 선박을 멈추게 하거나, 악취가 나는 낙산(butyric acid) 병을 투척하여 조업을 방해하는 방식이 있다. 또한, 해양 생물 보호를 위해 상대 선박에 충돌하는 등 과격한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며, 이러한 활동의 정당성을 '유엔 세계 자연 헌장'에서 찾는다.
씨 셰퍼드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계기는 남극해에서의 일본 포경선단 저지 활동이다. 이들의 활동은 '웨일 워즈(Whale Wars)'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되었으며, 이는 포경 반대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외에도 일본 다이지의 돌핀 사냥 반대, 지중해의 참다랑어 보호, 상어 지느러미 채취(샥스핀) 저지 등 전 세계 바다를 무대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이들의 급진적인 활동 방식은 국제 사회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본을 비롯한 일부 국가와 단체들은 이들을 '에코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며 법적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실제로 설립자 폴 왓슨은 인터폴의 수배 명단에 오르기도 했으며, 여러 국가에서 법적 소송과 입항 거부를 당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활동은 해양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을 알리고, 실질적으로 수많은 해양 생물을 구조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최근 씨 셰퍼드는 내부적인 변화를 겪으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설립자인 폴 왓슨이 이사회와의 갈등 끝에 단체를 떠나 별도의 조직을 설립하면서 조직이 분화되기도 했다. 현재 씨 셰퍼드 글로벌을 중심으로 한 조직들은 과거의 과격한 방식에서 일부 벗어나, 각국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불법 어로 활동을 감시하고 적발하는 등 보다 제도적인 틀 안에서의 활동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비록 활동 노선에 대한 논쟁은 지속되고 있으나, 해양 보호를 향한 이들의 강력한 의지는 여전히 환경 운동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