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부인(食婦人)은 조선시대에 존재했던 여성의 지위 및 역할을 설명하는 용어로, 주로 상류층 가정에서 나타났다. 이들은 남편의 식사를 책임지는 주체로서, 가사와 식사 준비를 담당했으며, 이는 가정의 체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특히 양반 가문에서는 한 끼의 식사를 차리는 데 있어 다채로운 반찬과 정갈한 음식 준비가 중요시되었기에, 식부인의 역할은 단순한 가사 작업을 넘어 가정의 품격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다.
식부인들은 집안의 모든 식사 일정을 계획하고, 가족의 입맛과 건강을 고려하여 음식을 준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들은 각각의 시즌에 적합한 재료를 선택하고, 전통적인 조리법을 활용하여 음식을 조리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는 단순한 요리 실력에 그치지 않고, 음식의 섬세함과 미적 표현을 중시한 조선 사회의 가치관을 반영한다.
또한, 식부인은 가족뿐만 아니라 손님에 대한 대접에도 큰 비중을 두었다. 손님이 방문할 경우, 식부인은 특별한 자리와 메뉴를 준비하여 손님에게 최고급 대접을 해야 했다. 이는 가족의 위신을 높이는 방법으로 여겨졌고, 정성스럽게 준비된 한 상 차림은 가정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였다. 이러한 점에서 식부인의 역할은 집안의 단순한 일과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으로 확대되었다.
이와 같은 식부인의 역할은 조선 후기까지 이어지다가, 근대화와 함께 변화하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현대에 들어서는 전통적인 성 역할이 많이 변화하면서 식부인의 역할이 역사의 한 부분으로 남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부인은 조선시대 가정의 양상과 음식 문화, 그리고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