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Sina)는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을 비롯한 중부 내륙 산간 지역에서 전승되어 온 전통주의 일종이다. 주로 메밀을 주원료로 하여 빚는 것이 특징이며, 지역과 문맥에 따라 '시나주'라고도 불린다. 벼농사가 어려워 메밀, 감자, 옥수수 등을 주식으로 삼았던 척박한 산간 지역의 환경적 특성이 반영된 향토색 짙은 술로 분류된다.
제조 과정의 핵심은 메밀과 누룩의 배합에 있다. 먼저 겉껍질을 벗긴 메밀을 가루 내어 익히거나 쪄서 고두밥을 만든 후, 이를 누룩 및 물과 섞어 일정 기간 발효시킨다. 메밀은 쌀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전분 구조가 달라 발효 과정에서 독특한 향미를 형성한다. 이렇게 발효된 술덧을 그대로 걸러내면 탁주나 청주가 되며, 이를 소주 고리로 증류하면 무색투명하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식 시나가 완성된다.
시나의 맛과 향은 일반적인 곡주와 차별화된다. 메밀 특유의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풍미가 강하며, 목 넘김이 부드럽고 뒷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증류 과정을 거친 시나는 도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곡물의 은은한 향이 살아 있어 풍미가 깊다. 메밀에 포함된 루틴 성분이 술의 성질에 영향을 주어 다른 술에 비해 숙취가 적다는 인식이 지역 사회에 퍼져 있다.
과거 산간 지방의 화전민이나 농민들 사이에서 일상적인 피로 회복이나 마을의 대소사, 제례용으로 널리 애용되었다. 산업화와 주류 제조법의 규격화 과정에서 가내수조 방식의 시나는 점차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최근 전통주 복원 및 지역 특산물 활성화 사업을 통해 그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현재는 강원도 일부 지역의 양조장에서 현대적인 설비를 갖추어 전통 방식을 계승한 시나를 생산하며 지역 고유의 술 문화를 보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