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타는 노사카 아키유키의 자전적 소설이자 이를 원작으로 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영화 '반딧불이의 묘'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일본의 고베를 배경으로 하며, 14세의 나이에 대공습으로 어머니를 잃고 어린 여동생 세츠코를 돌보게 되는 소년의 모습을 그린다. 작품 내에서 그는 전쟁이라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살아남으려 분투하는 피해자인 동시에, 미성숙한 판단으로 인해 비극을 초래하는 복합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공습 이후 집과 어머니를 잃은 세이타는 여동생 세츠코와 함께 친척 집으로 거처를 옮기지만, 전쟁 중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친척 아주머니와의 갈등이 깊어진다. 어린 나이의 자존심과 서운함을 이기지 못한 세이타는 결국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고 여동생을 데리고 나와 방공호에서 둘만의 독립적인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는 사회적 안전망에서 완전히 격리되는 결과를 낳았으며, 식량 확보와 위생 문제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게 된다.
세이타의 캐릭터는 전쟁의 비참함을 고발하는 상징인 동시에, 당시 일본 청소년들이 교육받았던 군국주의적 가치관과 자존심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동생을 살리기 위해 서슴지 않고 도둑질을 하거나 농가에 구걸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세츠코를 살려내지 못한다. 이러한 과정은 전쟁이 개인의 인격과 삶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관객에게 강렬한 슬픔을 전달한다.
원작자인 노사카 아키유키는 실제 전쟁 중 여동생을 잃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이타를 창조했다. 작가는 현실에서 살아남은 자신에 대한 심한 죄책감을 느꼈으며, 소설 속 세이타를 통해 그 비극을 재구성하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영화판의 감독 다카하타 이사오 또한 세이타를 단순히 가련한 주인공으로만 그리지 않고, 사회와의 소통을 단절한 채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힌 현대 젊은이들의 모습에 빗대어 비판적인 시각을 담아내기도 했다.
결국 세이타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보호받지 못한 채 스러져간 수많은 아이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의 죽음은 영화 도입부에서부터 암시되는데, 역 구석에서 굶어 죽어가는 그의 마지막 모습은 전쟁의 참혹함이 승패와 상관없이 평범한 인간의 삶을 얼마나 철저하게 파괴하는지를 증명한다. 세이타라는 캐릭터는 반전(反戰)의 메시지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의 한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이끌어내는 문학적, 영화적 장치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