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질(書帙)은 책을 보호하고 보관하기 위해 겉을 싸는 덮개나 상자를 일컫는 서지학적 용어이다. 전통적인 동양의 제책 방식인 선장본(線裝本)은 표지가 부드럽고 얇아 훼손되기 쉬우며, 여러 권이 하나의 전집이나 세트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서질은 이러한 여러 권의 책을 한데 묶어 외부의 물리적 충격이나 먼지, 습기, 해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책의 형태를 온전하게 유지하게 함으로써 장기적인 보존을 가능하게 한다.
서질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는 매우 다양하며, 보관하는 책의 가치와 용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으로는 두꺼운 종이나 삼베, 비단 등의 직물이 주로 사용된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종이를 여러 겹 겹쳐 만들거나 나무 판자를 심재로 넣고 그 겉을 천으로 감싸기도 한다. 형태에 따라 책을 보자기처럼 감싸는 포권형(包卷型), 주머니 형태의 포대형(布袋型), 그리고 나무나 딱딱한 종이로 만든 상자 형태인 함형(函型)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나무나 갈대를 엮어 만든 서질은 통기성이 좋아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서질의 외부에는 해당 도서의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제목을 적은 표제(表題)나 서패(書牌)를 부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통해 책을 일일이 꺼내지 않고도 서가에서 원하는 서적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 서질 내부에는 대개 한 질에 해당하는 여러 권의 책이 차례대로 수납되며, 책의 크기와 두께에 맞춰 맞춤형으로 제작되어 서책이 흔들리거나 마모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는 서적의 관리와 정리를 체계화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다.
역사적으로 서질은 왕실 도서관인 규장각이나 사대부의 서가에서 서책을 보존하는 필수적인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특히 조선시대 왕실의 의궤나 중요한 족보, 문집 등은 고급스러운 비단이나 문양이 있는 직물로 만든 서질에 보관되어 그 격조를 높였다. 오늘날 남아 있는 고서들 중 서질이 온전하게 보존된 경우는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며, 서질 그 자체도 당대의 공예 기술과 복식 문화, 서적 소장 문화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학술적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