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Sha)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네 번째 확장팩인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주요 적대 세력으로 등장하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고대 신 이샤라즈가 티탄 아만툴에 의해 살해당할 때 내뱉은 마지막 숨결에서 탄생한 부정적인 에너지의 결정체다. 이샤라즈의 육체는 소멸했으나 그 파편과 악한 의지는 판다리아 대지에 스며들었으며, 지성체의 부정적인 감정을 먹고 형상화되는 독특한 생태를 지니고 있다.
샤는 크게 일곱 가지의 형상으로 나뉘며, 각각 의심, 절망, 공포, 분노, 증오, 폭력, 그리고 오만을 상징한다. 판다리아의 마지막 황제였던 샤오하오는 자신의 백성을 지키기 위해 오만을 제외한 여섯 가지 감정을 다스려 땅속 깊이 봉인했다. 그러나 판다리아를 감싸고 있던 안개가 걷히고 호드와 얼라이언스 사이의 전쟁이 대륙으로 유입되면서, 군대들이 쏟아낸 증오와 갈등은 봉인되었던 샤들을 다시 깨우는 촉매제가 되었다.
이들의 외형은 검은색과 흰색이 뒤섞인 연기 같은 질감을 띠며, 수많은 눈이나 거대한 입,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괴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샤는 스스로 존재할 뿐만 아니라 숙주의 몸에 기생하여 그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키고 타락시킨다. 샤에게 잠식당한 존재는 이성을 잃고 파괴적인 본능에 휘둘리게 되며, 이는 판다리아의 원주민인 판다렌뿐만 아니라 대륙의 정령과 동물들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고 교활한 존재는 '오만의 샤'로 밝혀졌으며, 이는 황제 샤오하오조차 정복하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오만의 샤는 판다리아를 안개 속에 숨긴 행위 자체가 황제의 오만에서 비롯되었음을 시사하며 오랫동안 숨어 지내다 가로쉬 헬스크림이 이샤라즈의 심장을 깨우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제로스의 용사들은 판다리아 전역을 뒤덮은 샤들을 처치하고 최종적으로 오만의 샤를 격퇴함으로써 이샤라즈의 잔재를 정화하는 데 성공했다.
샤는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지성체가 가진 내면의 어둠이 어떻게 외부의 재앙으로 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다. 비록 게임 내 설정상 주요 샤들은 모두 소탕되었으나, 그 근원이 생명체의 감정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판다리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철학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판다렌들이 평온함과 내면의 평화를 중시하는 수행을 이어가는 이유 또한 이러한 샤의 재림을 막기 위한 생존의 지혜에서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