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나무는 참나무과 참나무속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널리 분포하는 대표적인 산림 수종이다. 학명은 Quercus acutissima이며, 산지의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라며 높이는 보통 20~25미터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세로로 깊게 갈라지는 특징이 있으며, 잎은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 바늘 모양의 날카로운 톱니가 돋아나 있어 밤나무 잎과 유사한 형태를 띤다.
상수리는 상수리나무의 열매를 뜻하며 흔히 도토리라고 부르는 열매 중 하나다. 열매는 거의 둥근 모양이며, 하반부를 감싸고 있는 깍데기(각포)는 가시 모양의 포린이 뒤로 젖혀진 채 빽빽하게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참나무류와 달리 봄에 꽃이 핀 뒤 다음 해 가을에 열매가 익는 2년생 결실 주기를 가진다. 녹말 성분이 풍부하여 식용이 가능하며, 예로부터 흉년이 들었을 때 백성들의 허기를 채워주던 구황 작물로 귀하게 여겨졌다.
명칭의 유래와 관련해서는 조선 시대 임진왜란 당시의 일화가 유명하다. 의주로 피란을 갔던 선조 임금이 먹을 것이 부족해지자 이 열매로 만든 묵을 수라상에 올렸는데, 그 맛이 좋아 환궁한 뒤에도 계속 수라상에 올리게 하였다는 설이 있다. 이로 인해 '수라상에 올리는 열매'라는 뜻의 '상수라'라고 불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상수리'로 굳어졌다고 전해진다. 이는 상수리가 도토리 중에서도 크기가 크고 맛이 좋아 식용 가치가 높았음을 방증한다.
상수리는 탄닌 성분이 들어 있어 떫은맛이 나기 때문에 보통 가공하여 묵으로 만들어 먹는다. 껍질을 제거하고 가루를 낸 뒤 물에 담가 떫은맛을 우려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든 상수리묵은 일반적인 도토리묵보다 찰기가 있고 구수하여 별미로 꼽힌다. 또한 상수리나무의 목재는 재질이 단단하고 무거워 건축재, 가구재, 숯의 원료로 사용되며, 잎은 비단벌레나 천잠의 사료로 쓰이기도 하는 등 경제적 활용도가 매우 높다.
생태적으로도 상수리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가을철 땅에 떨어진 상수리는 다람쥐, 멧돼지, 어치 등 숲속 야생동물들이 겨울을 나기 위한 필수적인 식량 자원이 된다. 또한 상수리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며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나 산림 조성 및 환경 보전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한국의 산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나무이면서 동시에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유익한 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