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핵심적인 하이브리드 직업 중 하나로, 신성한 빛과 어둠의 공허라는 상반된 힘을 다루는 마법 투사이다. 주로 아군을 치유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설정상 아제로스의 다양한 종족들이 가진 종교적 신념과 영적 지도를 대변한다. 초기에는 마나 관리가 까다롭고 생존력이 낮은 편이었으나, 강력한 치유 능력과 독보적인 유틸리티를 바탕으로 파티 및 공격대 구성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사제의 전문화는 신성, 수양, 암흑의 세 가지로 나뉜다. 신성 사제는 가장 정통적인 치유사로서 강력한 광역 치유와 단일 대상 복구 능력을 보유하여 공격대의 체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수양 사제는 '속죄' 시스템과 보호막을 활용하여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방어하거나, 적에게 가한 피해의 일정 비율을 치유로 전환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구사한다. 암흑 사제는 공허의 힘을 빌려 적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입히는 원거리 공격수로, '광기' 자원을 소모하여 폭발적인 공격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제는 전장에서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인 '신의 권능: 보호막'은 아군에게 즉각적인 방어막을 부여하며, '정신 지배'는 적의 행동을 강제로 제어하여 지형지물을 이용한 변칙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위험에 처한 아군을 자신의 위치로 당겨오는 '신의 도약'과 적의 이로운 효과나 아군의 해로운 효과를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대규모 무효화'는 사제의 숙련도를 가늠하는 상징적인 기술로 꼽힌다.
게임의 역사적 측면에서 사제는 종족별 특성이 가장 뚜렷했던 직업이기도 했다. 오리지널 시절에는 언데드의 '파멸의 역병'이나 드워프의 '공포의 수호물'과 같이 종족마다 고유한 사제 전용 기술이 존재했으나, 게임의 균형을 위해 이후 모든 사제가 공유하거나 별도의 특성으로 편입되는 과정을 거쳤다. 안두인 린과 대주교 베네딕투스 등 세계관의 향방을 결정짓는 주요 인물들이 사제라는 설정은, 이 직업이 단순히 치유 보조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빛과 공허의 대립이라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거대한 서사를 상징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