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스(Sabbath)는 유대교와 기독교 등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에서 지키는 성스러운 안식일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멈추다', '쉬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샤바트(Shabbat)'에서 유래하였다. 전통적으로 유대교에서는 한 주가 끝나는 일곱 번째 날인 토요일을 안식일로 규정하며,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한 뒤 일곱 번째 날에 쉬었다는 창세기의 기록을 그 근거로 삼는다. 안식일은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날을 넘어, 세속적인 업무를 중단하고 종교적 명상과 예배에 전념하는 신성한 시간으로 여겨진다.
유대교의 사바스는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 이어진다. 유대법인 할라카(Halakha)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유대인들은 불을 피우거나 요리를 하는 등의 창조적인 노동(멜라카)을 엄격히 금지한다. 대신 가족이 모여 촛불을 밝히고, 축복이 깃든 식사인 할라(Challah) 빵과 포도주를 나누며 신앙 공동체로서의 결속을 다진다. 이는 신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영원한 계약을 상징하며, 고된 노동으로부터의 해방과 영적 고양을 목적으로 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사바스라는 용어가 기독교적 전통과 결합하거나 변질되어 나타나기도 했다. 기독교는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여 안식의 개념을 일요일인 '주의 날'로 옮겨 지키는 경우가 많았으나, 사바스라는 명칭 자체는 안식일의 본질적인 의미를 담은 채 유지되었다. 한편으로 중세의 민속 신앙과 마녀사냥의 광풍 속에서 '마녀들의 사바스(Witches' Sabbat)'라는 부정적인 개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는 마녀들이 한밤중에 모여 악마를 숭배하고 음란한 의식을 치른다는 가상의 집회를 일컫는 말로, 유대교의 안식일을 왜곡하고 차용한 용어였다.
현대에 이르러 사바스는 종교적 의미를 넘어 문화적, 철학적 맥락에서 다뤄진다. 현대 오컬트나 위카(Wicca)와 같은 신이교주의에서는 '사바트'라는 명칭으로 계절의 변화에 맞춘 여덟 개의 절기 축제를 지칭하기도 한다. 이는 자연의 순환과 조화를 중시하는 영성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과 노동 강도의 심화 속에서 사바스가 가진 '강제적 멈춤'의 철학은 번아웃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성찰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재조명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