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커스 발레타

빅커스 발레타(Vickers Valetta)는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직후 영국에서 개발된 쌍발 엔진 군용 수송기이다. 이 기체는 빅커스 암스트롱(Vickers-Armstrongs) 사가 제작하였으며, 앞서 개발된 민간 여객기인 빅커스 바이킹(Vickers Viking)을 군사적 용도에 맞게 개조하여 탄생했다. 1947년 6월 30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하였으며, 1948년부터 영국 공군(RAF)에 실전 배치되어 기존에 사용하던 더글러스 다코타(Douglas Dakota)를 대체하는 주력 수송기로 활약했다.

기체의 설계적 특징으로는 두 개의 브리스톨 허큘리스(Bristol Hercules) 230 성형 엔진을 장착하여 강력한 출력을 제공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군용 수송기로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체 측면에 대형 화물문을 설치하고 바닥 구조를 대폭 강화하여 무거운 화물이나 차량의 적재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공수부대원을 위한 투하 설비와 부상병 이송용 들것 거치대를 갖추어 다목적 전술 수송기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발레타는 용도에 따라 여러 파생형으로 제작되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모델인 C.1은 표준 수송기 역할을 수행했으며, C.2는 장거리 비행에 최적화된 VIP 수송용으로 제작되었다. 항법사 교육을 위해 개발된 T.3 모델은 동체 상부에 6개의 아스트로돔(천체 관측창)을 설치한 것이 외관상 큰 특징이며, 이후 레이더 훈련을 위한 T.4 모델로 발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다양한 변형은 영국 공군의 교육 및 작전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실전 운용 면에서 발레타는 1950년대 중동과 극동 지역의 수많은 분쟁 지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말레이 비상사태 당시 정글 속의 아군에게 보급품을 투하하고 병력을 수송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1956년 수에즈 위기 당시에도 공수 작전에 투입되었다. 고온 다습한 기후나 험난한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하여 영국 공군 수송부대의 신뢰를 받았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암스트롱 화이트워스 아르고시(Armstrong Whitworth Argosy)와 같은 현대적인 후속 기종들이 등장함에 따라 발레타는 점차 일선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수송 모델은 1960년대 초반에 대부분 퇴역하였고, 훈련기 모델들 역시 196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운영이 중단되었다. 현재는 영국의 항공 박물관 등에 소수의 기체가 보존되어 당시 영국 군용 항공기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사료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