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머신

비전머신(HM, Hidden Machine)은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특수 아이템으로, 포켓몬에게 특정 기술을 가르치는 데 사용된다. 일반적인 기술머신과 달리 초기 시리즈부터 사용 횟수에 제한이 없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비전머신으로 습득한 기술은 배틀에서 공격 수단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게임 내 필드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장애물을 제거하거나 새로운 경로를 개척하는 등 모험을 진행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 활용된다.

필드에서 비전머신 기술을 실질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포켓몬이 기술을 배우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대개 특정 체육관 관장을 격파하여 얻는 배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풀베기'를 사용하여 길을 막는 나무를 베거나 '파도타기'를 이용해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권한을 증명하는 배지를 소지해야 한다. 이는 플레이어의 스토리 진행 상황에 따라 탐험 가능한 구역을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게임 디자인적 장치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비전머신 기술의 독특한 제약 중 하나는 한 번 배우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기술을 잊게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플레이어가 특정 지형을 통과하기 위해 비전 기술을 사용한 후, 해당 기술을 삭제하여 돌아갈 길을 잃거나 고립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비전머신 기술을 지우기 위해서는 '깜빡할아버지'나 '기술 삭제 전문가'와 같은 특정 NPC를 찾아가야만 한다. 이러한 제약 때문에 성능이 낮은 비전 기술이 포켓몬의 기술 칸을 차지하게 되어 파티 구성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비전머신 기술로는 풀베기, 공중날기, 파도타기, 괴력, 폭포오르기, 바위깨기, 다이빙 등이 있다. 이 중 파도타기와 폭포오르기는 배틀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기술로 평가받지만, 풀베기나 바위깨기 등은 위력이 낮아 실전 활용도가 낮았다. 이로 인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전투용 포켓몬 대신 비전머신 기술들만을 전담해서 배우는 이른바 '비전 요원' 포켓몬을 파티에 포함시키는 문화가 생겨나기도 했다.

제7세대인 '포켓몬스터 썬·문'부터는 기존의 비전머신 시스템이 폐지되고 '포켓몬 라이드' 등의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되었다. 이는 플레이어가 비전 기술을 위해 파티 구성을 희생해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대대적인 변화였다. 이후 시리즈에서는 비전머신이라는 명칭이 사라지거나 기술머신의 일종으로 통합되었으며, 필드 장애물 제거는 별도의 특수 능력이나 외부 도움을 받는 방식으로 변화하여 게임의 편의성이 대폭 강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