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개봉한 한국 영화 '복수혈전'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개그맨 이경규가 시나리오 집필, 감독, 주연을 모두 맡아 큰 화제가 된 액션 영화이다. 이 영화는 코미디언으로서의 이미지를 벗고 진지한 액션 배우이자 감독으로 거듭나고자 했던 이경규의 열망이 투영된 작품이다. 1990년대 초반 한국 영화계에서 개그맨이 정극 액션 영화를 연출한다는 사실은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 파격적인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 태영이 마약 밀매 조직의 음모에 휘말리며 시작된다. 태영은 조직의 우두머리인 마동칼에 의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며, 그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 비극을 겪는다. 출소 후 태영은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은 조직을 소탕하고 복수를 완수하기 위해 홀로 거대 악과 맞서 싸운다. 영화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구조를 따르며, 주인공의 처절한 사투와 화려한 맨몸 액션을 주요 볼거리로 내세웠다.
제작 과정에서 이경규는 홍콩 액션 영화의 영향을 받아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하지만 개봉 당시의 성적은 제작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서울 개봉관 기준 약 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대중들은 텔레비전 속 이경규의 코믹한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스크린 속 그의 진지한 액션 연기에 몰입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으나 '복수혈전'은 한국 대중문화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 영화는 감독 이경규가 방송 활동 중 끊임없이 언급하며 자학적인 유머의 소재로 활용함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대중에게 잊히지 않는 일종의 '컬트적'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한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이 자신의 예술적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했던 상징적인 사례로 남았으며, 훗날 이경규가 영화 제작자로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정신적 자양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