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산 고분군은 경상남도 함안군 칠서면 태곡리와 칠북면 가연리 일대에 걸쳐 있는 가야 시대의 고분군이다. 병풍산(해발 251.5m)의 정상부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을 따라 수십 기의 고분이 분포하고 있다. 이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중심지인 함안 가야읍 지역과는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하지만, 당시 이 지역을 지배하던 유력 집단의 묘역으로 추정된다.
이 유적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1990년대 이후 지표조사와 부분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고분군은 능선의 정상부와 사면을 따라 조밀하게 형성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특히 일제강점기 당시에 자행된 도굴의 피해를 입은 흔적이 도처에서 발견되었으나, 여전히 잔존하는 유구들을 통해 가야 고분 문화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고분의 구조는 크게 수혈식 석곽묘(구덩식 돌덧널무덤)와 횡혈식 석실묘(굴식 돌방무덤)로 구분된다. 초기에는 수혈식 석곽묘가 주로 축조되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규모가 커지고 횡혈식 석실묘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석곽의 벽면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할석을 이용하여 정교하게 쌓아 올렸으며, 바닥에는 잔자갈을 깔아 시신을 안치할 공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출토된 유물로는 아라가야 양식이 반영된 토기류를 비롯하여 철제 무기류, 장신구 등이 있다. 특히 고배(굽다리접시), 장경호(긴목항아리) 등의 토기는 인접한 가야 세력들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병풍산 고분군은 가야 연맹체의 성장과 변천 과정을 연구하는 데 있어 지역적인 권력 구조와 묘제 변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로 평가받는다.
현재 병풍산 고분군은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경작과 자연적인 침식, 도굴 등으로 인해 일부 고분이 훼손되기도 하였으나, 지속적인 정비 사업과 조사를 통해 유적의 보존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함안 지역의 고대사를 복원하고 가야 문화권의 지리적 범위를 확인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