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 2호(Vega 2)는 1984년 소련이 발사한 무인 우주 탐사선으로, 금성 탐사와 핼리 혜성 관측을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탐사선의 명칭인 '베가(Vega)'는 러시아어로 금성을 뜻하는 '베네라(Venera)'와 핼리 혜성을 뜻하는 '갈레이(Gallei)'의 앞 글자를 결합하여 만들어졌다. 이 탐사선은 베가 1호와 쌍둥이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당시 소련을 포함한 동유럽 국가 및 프랑스 등이 참여한 국제 협력 프로젝트인 인터코스모스(Interkosmo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베가 2호는 1984년 12월 21일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에서 프로톤-K 로켓에 실려 발사되었다. 약 6개월간의 비행 끝에 1985년 6월 15일 금성에 도달한 베가 2호는 하강 모듈을 분리하여 금성 대기로 진입시켰다. 이 하강 모듈은 다시 착륙선과 풍선 탐사 장치로 나뉘어 임무를 수행했다. 착륙선은 금성의 야간 지역인 아프로디테 테라(Aphrodite Terra) 북부 지점에 착륙하여 약 56분 동안 대기 구성과 토양의 성질을 분석한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했다. 한편, 대기 중에 머무른 풍선 탐사 장치는 약 50km 고도에서 46시간 동안 부유하며 금성 대기의 온도, 기압, 풍속 등을 정밀하게 측정했다.
금성에서의 임무를 마친 베가 2호 본체는 금성의 중력을 이용해 궤도를 수정하여 핼리 혜성을 향한 비행을 지속했다. 1986년 3월 9일, 베가 2호는 핼리 혜성의 핵으로부터 약 8,030km 거리까지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앞서 도달했던 베가 1호보다 약 800km 더 가까운 수치였다. 베가 2호는 탑재된 텔레비전 카메라와 분광계, 먼지 분석기 등을 가동하여 혜성 핵의 형상과 물리적 특성을 기록했다. 특히 혜성 핵의 표면과 방출되는 가스 및 먼지 입자에 대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하여 혜성의 기원을 연구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베가 2호의 임무는 인류가 혜성의 핵을 직접 근접 촬영하고 관측한 최초의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된다. 베가 1호 및 유럽 우주국(ESA)의 지오토(Giotto) 탐사선과 협력하여 수행된 이른바 '핼리 함대'의 활동은 태양계 소천체 탐사의 이정표가 되었다. 또한 금성 대기에서의 풍선 탐사 성공은 행성 대기 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베가 2호가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는 혜성의 구성 성분과 태양계 초기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로 현재까지도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