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동은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법정동이자 행정동이다. 부산의 원도심 지역에 속하며, 지리적으로는 동천의 하류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서쪽으로는 범천동, 동쪽으로는 좌천동과 수정동에 접해 있으며, 남쪽으로는 부산항과 연결되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범일'이라는 지명은 인근의 '범내(凡川)'에서 유래되었으며, 과거 이 지역 산세가 험해 호랑이가 자주 나타났다는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조선시대에는 부산진성이 위치하여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수행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철도와 항만이 인접한 특성상 공업 지역으로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에는 피란민들이 몰려들며 인구가 급증하였고, 고무 공장과 섬유 공장들이 밀집하여 부산의 근대 산업화를 이끄는 중심지 역할을 했다. 당시 조성된 주거지와 공장 지대의 흔적은 오늘날에도 동네 곳곳에 남아 있어 부산의 근현대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범일동은 부산을 대표하는 상업 중심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전국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부산진시장을 비롯하여 평화시장, 자유시장 등 대형 도매시장이 밀집해 있어 의류와 포목, 신발 거래의 핵심 거점이다. 또한, 범일역 인근에는 귀금속 거리(골드테마거리)가 형성되어 있어 전국에서 손꼽히는 보석 유통지로 명성이 높다. 이러한 상권은 인근의 현대백화점 부산점과 조화를 이루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상업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문화적으로는 영화와 예술의 배경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의 주요 촬영지인 육교와 철길 주변은 여전히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로 남아 있다. 또한, 과거 조선방직이 있던 자리는 '조방 앞'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부산 시민들에게 익숙한 번화가로 인식되고 있다. 이곳은 맛집 거리와 유흥가가 발달하여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유동 인구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교통 측면에서는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범일역이 동의 중심을 관통하며, 중앙대로를 통해 남구, 부산진구, 중구 등 인접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최근에는 북항 재개발 사업과 연계하여 노후화된 주거 지역의 정비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산업 중심지 이미지에서 벗어나 상업과 주거 기능이 복합된 도심 거점으로 재도약하고 있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