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베르세르크)

백작은 만화 '베르세르크'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검은 검사' 편에 등장하는 주요 악역이자 사도다. 본명은 작중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나, 한 영지의 통치자로서 군림하며 잔혹한 공포 정치를 펼치기에 '백작'이라는 칭호로 불린다. 그는 주인공 가츠가 강마의 의식 이후 복수의 여정에서 정면으로 맞붙게 된 초창기의 강력한 적 중 하나로, 사도의 비정함과 인간의 나약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인물이다.

과거의 백작은 영지 내의 이교도를 철저히 소탕하며 질서를 중시하던 엄격하고 정의로운 영주였다. 그러나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며 박해하던 이교도들의 난교 파티 현장에서 자신의 아내가 주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깊은 절망에 빠진다. 아내에 대한 극도의 배신감과 증오 속에서 베헤리트가 공명하였고, 그는 강림한 고드 핸드에게 아내를 제물로 바치는 대가로 사도가 되었다. 이 사건 이후 그는 인간성을 버리고 식인과 학살을 일삼는 괴물로 타락하게 된다.

사도로서의 백작은 거대한 민달팽이를 연상시키는 기괴한 형상을 하고 있다. 압도적인 질량과 괴력을 지니고 있으며, 신체가 절단되어도 즉시 수복되는 경이로운 재생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살점을 떼어내어 인간에게 이식함으로써 숙주의 정신을 지배하고 괴물로 변형시키는 능력을 사용하여 영지 내에 자신의 수하들을 증식시켰다. 인간의 모습일 때도 비정상적으로 비대한 체구를 유지하며 주변을 압도하는 위압감을 풍긴다.

가츠와의 사투 끝에 백작은 드래곤 슬레이어와 대포 기믹에 당해 신체가 반파되는 치명상을 입는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의 생존 본능은 다시 한번 베헤리트를 작동시켰고, 이로 인해 고드 핸드들이 현세에 강림하게 된다. 고드 핸드는 그에게 죽음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유일하게 남은 혈육이자 자신이 진심으로 아끼는 딸인 테레시아를 제물로 바칠 것을 요구한다. 이는 사도가 되기 위한 두 번째 계약의 조건이었다.

백작은 극심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도 딸을 제물로 바치는 것을 끝내 거부하며 망설인다. 이는 사도로 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최소한의 부성애라는 인간적 감정이 남아 있었음을 증명한다. 결국 제한 시간이 지나 계약은 무산되었고, 백작의 영혼은 먼저 죽은 자들의 원혼이 소용돌이치는 지옥의 심연으로 끌려 내려가 소멸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이 에피소드는 사도 또한 한때는 인간이었음을 시사하며 작품의 어두운 세계관을 깊이 있게 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