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문학 비평가로, 현대 사상과 문화 이론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일원으로, 마르크스주의와 헤겔 철학, 신플라톤주의, 유대 신비주의 등 다양한 사상적 전통을 융합하여 독창적인 사유 체계를 구축했다. 벤야민의 작업은 주로 예술, 문학, 사회 비판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그의 사상은 현대 문화 연구와 포스트모더니즘, 비판 이론에 중요한 기초를 제공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저서 중 하나는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으로, 이 글에서 벤야민은 예술작품이 기술적으로 복제되는 과정이 어떻게 예술의 본질과 사회적 기능을 변화시키는지를 탐구하였다. 그는 원작의 '아우라' 개념을 통해, 예술작품이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고유한 존재로서 가질 수 있는 감성적 가치가 복제 기술에 의해 약화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현대 사회에서 대중문화와 예술의 관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를 이루게 되었다.
또한, 벤야민은 "역사 개념에 대하여"라는 에세이에서 역사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며, 전통적인 역사 서술 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었다. 그는 역사를 단순한 사건의 연대기적 나열로 보지 않고, 각 사건이 형성하는 사회적 맥락과 그 속에서 나타나는 비극적 요소에 주목했다. 벤야민은 역사를 '부조리한 점'과 '구원'의 개념을 통해 통찰하면서, 진보적 역사의 정체성을 비판적으로 재조명하였다.
발터 벤야민은 1940년 파리에서 나치의 박해를 피해 고향인 독일로 돌아가려 하는 과정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사상은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영향력을 미치며, 현재까지도 여러 분야에서 학자들에 의해 재조명되고 있다. 벤야민의 다채로운 이론과 비판적 사유는 문화 연구, 문학 비평, 사회학, 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