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병은 대한민국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창작 집단인 '오인용(Team 522)'이 제작한 시리즈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이다. 본명은 박만석이나, 작중 계급인 일병으로 더 자주 불리며 대중에게는 '박일병'이라는 명칭이 고유명사처럼 각인되었다. 2000년대 초반 한국 인터넷 문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연예인 지옥'과 '신 연예인 지옥' 시리즈에서 주역 중 한 명으로 등장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성격 면에서는 전형적인 '악마 선임'의 모습을 띠고 있다. 후임병인 김창후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군기를 잡는 역할로 등장하며, 거친 욕설과 폭력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혹 행위 이면에는 당시 군대 내에 존재하던 부조리와 위계질서를 풍자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 있다. 박일병의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목소리와 외형은 캐릭터의 성격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박일병의 목소리는 오인용의 멤버인 장석조(데빌)가 맡아 특유의 카랑카랑하고 위협적인 어조를 완성했다. 그가 내뱉는 "똑바로 안 합니까?"나 "뒤질래?"와 같은 대사들은 당시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유행어가 되었다. 이는 단순한 캐릭터의 인기를 넘어, 당시 폐쇄적이었던 군대 문화를 외부로 끌어내어 희화화하고 공론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중 서사가 진행됨에 따라 박일병은 단순한 악역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에피소드에서 인간적인 고뇌나 허당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상급자 앞에서는 비굴할 정도로 굽신거리면서도 하급자에게는 엄격한 군기를 강조하는 이중적인 태도는 군 조직 내의 중간 계급이 겪는 스트레스와 모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입체적인 면모 덕분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미워하면서도 정이 드는 독특한 악역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시대가 저문 이후에도 박일병이라는 캐릭터는 한국 군대 콘텐츠의 전형적인 선임 캐릭터 모델로 남았다. 오인용의 작품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다시금 주목받았으며, 기성세대에게는 군 생활의 향수와 부조리를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로 작동한다. 박일병은 한국 인터넷 역사에서 하위문화가 대중적인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