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준(朴基駿, 1941년 ~ )은 대한민국의 만화가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 한국 만화계의 전성기를 이끈 주요 인물 중 한 명으로, 특히 한국 스포츠 만화 장르의 기틀을 마련한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역동적인 연출과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한국 만화의 서사적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그는 1960년 만화 잡지 '만화세계'에 '고향호'를 발표하며 화단에 데뷔하였다. 초기에는 주로 서정적인 아동 만화를 그렸으나, 이후 '두돌이'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시리즈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오락적인 요소를 넘어 당시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도전 정신을 심어주는 서사적 구조를 특징으로 삼았다.
박기준의 가장 독보적인 업적은 스포츠 만화 분야에서 나타난다. 그는 '도전자', '황금가면' 등 야구와 권투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스포츠 만화의 유행을 선도하였다. 경기 장면의 박진감을 살리기 위해 인체의 근육 움직임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실제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현장감을 부여하는 화풍은 이후 등장한 수많은 후배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창작 활동 외에도 그는 한국 만화계의 권익 보호와 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하였다.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만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만화가들의 창작 환경 개선과 저작권 보호 제도 마련에 앞장섰다. 또한 만화 이론서 집필과 교육 활동을 통해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으며 만화가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는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으며, 대표적으로 '두치와 뿌꾸'의 원작자로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이후에도 한국 만화의 역사적 자료를 정리하고 보존하는 기록 활동에 매진하며 한국 만화의 산증인으로서 그 위상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관문화훈장을 비롯한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으며, 그의 작품들은 한국 만화사의 중요한 유산으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