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나

미리나(Myrina)는 그리스 신화 및 고대 역사 기록에 등장하는 리비아 아마존의 여왕이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흑해 연안 테르모돈 강 유역의 아마존과는 구별되는 집단으로, 북아프리카 리비아 서부 지역을 근거지로 삼아 강력한 세력을 떨쳤던 전설적인 통치자다. 기원전 1세기 그리스의 역사가 디오도로스 시켈로스의 《역사 총서(Bibliotheca historica)》에 그녀의 원정과 생애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뛰어난 군사 전략과 정복 활동으로 고대 지중해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묘사된다.

미리나는 3만 명의 보병과 3천 명의 기병으로 구성된 대규모 군대를 조직하여 정복 전쟁을 주도했다. 그녀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은 당시 문명화된 세력을 구축하고 있던 아틀란티스인들과의 전쟁이다. 미리나는 아틀란티스의 주요 도시인 케르네를 함락시키고 주민들을 엄격히 처벌함으로써 주변 세력에게 공포심을 심어주었다. 이후 항복한 아틀란티스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그들을 괴롭히던 호전적인 부족인 고르곤(Gorgon)을 토벌하는 군사 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그녀의 리더십은 리비아 전역을 아마존의 지배 하에 두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아프리카 지역을 평정한 미리나는 동쪽으로 진군하여 활동 무대를 넓혔다. 그녀는 이집트 국경에 도달하여 당시 이집트의 신이자 왕으로 여겨지던 호루스와 우호 조약을 체결했고, 이를 바탕으로 아라비아와 시리아를 거쳐 소아시아(아나톨리아) 지역까지 거침없이 진출했다. 미리나는 정복한 지역에 자신의 이름을 딴 도시 미리나를 비롯해 퀴메, 피타네, 프리에네 등 여러 도시를 건설하였으며, 레스보스 섬과 사모트라케 섬 등 에게해의 도서 지역까지 지배력을 행사하며 문명을 전파했다. 특히 사모트라케 섬에 폭풍을 만난 선원들을 위한 제단을 쌓았다는 기록은 그녀의 통치가 단순한 무력 점령을 넘어선 종교적, 문화적 활동까지 포함했음을 시사한다.

미리나의 생애는 트라키아와 스키타이 연합군과의 치열한 전쟁 끝에 막을 내렸다. 소아시아 지역에서 트라키아의 왕 몹소스와 스키타이의 시필로스가 이끄는 군대와 맞닥뜨린 아마존 군대는 수적 열세와 잦은 원정으로 인한 피로로 인해 패배하였고, 미리나는 전장에서 전사했다. 그녀의 죽음 이후 리비아 아마존의 세력은 급격히 쇠퇴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나,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는 트로이 성벽 앞의 거대한 언덕이 '미리나의 무덤'이라 불린다는 구절이 남아있어 그녀의 명성이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되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