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조화란 한 단어 안에서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음성 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리려는 음운 현상을 말한다. 한국어의 모음은 크게 밝고 가벼운 느낌을 주는 양성 모음(ㅏ, ㅗ 등)과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주는 음성 모음(ㅓ, ㅜ, ㅡ 등)으로 나뉜다. 이러한 모음들이 서로 성질이 같은 것끼리 결합함으로써 발음을 보다 매끄럽게 하고 언어적 리듬감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중세 국어 시기의 모음조화는 현재보다 훨씬 엄격하고 체계적이었다. 당시에는 'ㆍ(아래아)', 'ㅏ', 'ㅗ'가 양성 모음으로, 'ㅡ', 'ㅓ', 'ㅜ'가 음성 모음으로 대립하며 명확한 대칭 구조를 이루었다. 체언에 조사가 붙거나 용언의 어간에 어미가 결합할 때도 예외 없이 이 규칙이 적용되었으며, 이는 당시 국어의 음운 체계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원리였다.
현대 국어에서 모음조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부분은 의성어와 의태어, 그리고 용언의 활용이다. '졸졸'과 '줄줄', '보글보글'과 '부글부글'처럼 모음의 성격에 따라 미세한 어감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용언 어간의 끝 모음이 'ㅏ'나 'ㅗ'일 때는 어미 '-아'가 붙고, 그 외의 경우에는 '-어'가 붙는 현상(예: 깎아, 꺾어) 역시 모음조화의 원리가 남은 흔적이다.
그러나 근대 국어를 거치며 'ㆍ(아래아)'가 소실되고 모음 체계에 변화가 생기면서 모음조화는 점차 약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과거에는 모음조화를 지켰던 단어들이 시간이 흐르며 형태가 변하거나, '깡충깡충', '오뚝이'와 같이 모음조화에서 벗어난 형태가 표준어로 굳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현재는 단어 내부에서 양성 모음과 음성 모음이 혼용되는 사례가 빈번하며, 과거에 비해 그 구속력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비록 그 세력이 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모음조화는 여전히 한국어의 감각적인 표현력을 풍부하게 만드는 중요한 음운적 특징이다. 한국어 특유의 섬세한 어감 차이를 구현하는 근간이 되며, 언어의 대칭성과 질서를 부여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어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이해하고 음운 체계의 독자성을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