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천회갱호(明川灰坑湖)는 함경북도 명천군 하우리에 위치한 화산 폭발로 형성된 화구호이다. 백두산 화산대와 연결된 지질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함경북도 지역의 대표적인 자연 호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호수의 명칭은 주변 지형이 잿구덩이처럼 움푹 파여 있다는 뜻의 '회갱'에서 유래하였으며, 그 형태가 독특하여 지질학적 연구 가치가 매우 높다.
이 호수는 신생대 말기에 일어난 강력한 화산 활동의 산물이다. 지하 깊은 곳의 마그마가 지표면 근처에서 지하수와 충돌하며 발생한 수증기 폭발로 인해 거대한 원형 구덩이가 형성되었는데, 이를 지질학적 용어로 마르(Maar)라고 부른다. 폭발 이후 분화구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되어 고이면서 현재의 호수가 조성되었으며, 이는 일반적인 화산의 산정 호수와는 차별화되는 형성과정을 보여준다.
명천회갱호의 지형적 특징은 매우 가파른 사면과 일정한 깊이를 유지하는 수심에 있다. 호수는 거의 정원형에 가까운 모양을 띠고 있으며, 호수의 면적은 주변의 산세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호수 기슭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진 곳이 많아 인간의 접근이 제한적이었던 덕분에 자연 그대로의 원시적인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호수의 수질은 매우 깨끗하고 투명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하천이 적고 주로 지하수와 강수에 의해 수량이 조절되기 때문에 퇴적물의 유입이 적어 맑은 상태를 유지한다. 호수 내부에는 이 지역 특유의 어류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계절마다 호수 수면의 색깔이 주변 식생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신비로운 경관을 연출한다.
명천회갱호는 그 학술적 및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북한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칠보산 명승지와 인접해 있어 관광 자원으로서의 잠재력도 크지만, 지질 구조의 보존을 위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한반도 화산 지형 연구에 있어 중요한 표본이 되는 이 호수는 자연의 신비로움과 지질 역사를 동시에 보여주는 귀중한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