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드라마)

2007년 3월부터 5월까지 KBS 2TV에서 방영된 20부작 수목드라마이다. 박찬홍 연출과 김지우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드라마 '부활'에 이은 이른바 '복수 3부작'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소년 시절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숙명적인 대결을 펼치는 두 남자와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복수극이다.

극의 중심 인물은 형사 강오수와 변호사 오승하, 그리고 도서관 사서 서해인이다. 과거의 잘못을 속죄하며 열혈 형사로 살아가는 강오수와, 형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운 오승하 사이의 심리전이 핵심이다. 여기에 사물이나 사람의 잔상을 읽어내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서해인이 등장하여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드라마는 타로 카드를 매개체로 활용하여 살인 사건을 예고하고 복수의 정당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권선징악의 구도를 넘어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비극을 조명하며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치밀하게 구성된 복선과 상징, 철학적인 대사들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방영 당시 시청률 측면에서는 대중적인 흥행을 거두지 못했으나, 작품성을 인정받아 이른바 '마왕족'이라 불리는 열성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2008년에는 일본 TBS에서 리메이크되어 아라시의 오노 사토시와 이쿠타 토마가 주연을 맡아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 미스터리 장르물의 지평을 넓힌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주연 배우인 엄태웅과 주지훈, 신민아의 연기 변신도 주목받았다. 엄태웅은 죄책감과 정의감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했으며, 주지훈은 냉철하고 치밀한 복수귀의 모습을 서늘하게 그려냈다. 탄탄한 각본과 감각적인 연출,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한국 드라마사에서 완성도 높은 웰메이드 드라마 중 하나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