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순결의 마리아)

마리아는 이시카와 마사유키의 만화 《순결의 마리아》(純潔のマリア) 및 이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다. 백년전쟁이 한창인 15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며, 전쟁을 혐오하여 마법으로 전투를 저지하는 강력한 마녀로 등장한다. 성모 마리아와 같은 이름을 가졌으나 교회의 가르침에 순응하기보다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며, 전장에 거대한 환수를 소환하거나 강력한 마법을 휘둘러 병사들을 쫓아내는 방식으로 개입한다.

마리아의 행위는 전쟁을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영주와 용병단, 그리고 전쟁을 신의 섭리로 정당화하는 가톨릭교회에 큰 골칫거리가 된다. 그녀는 단순히 평화를 지키려는 이타적인 동기뿐만 아니라, 싸움 자체를 싫어하는 개인적인 성정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개입은 때때로 전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민중들에게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인간의 역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에서 천계의 감시를 받게 된다.

천계의 대천사 미카엘은 마리아의 마법 행사가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판단하여 그녀에게 독특한 제약을 가한다. 마리아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며, 만약 그녀가 처녀성을 잃게 될 경우 마녀로서의 모든 힘을 상실하게 된다는 조건을 내건다. 이 설정은 작품의 제목인 '순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마리아가 겪는 육체적 성숙과 정신적 갈등, 그리고 인간적인 감정의 변화를 다루는 핵심 기제로 작용한다.

마리아 곁에는 그녀가 부리는 사역마인 아르테미스와 프리아포스가 존재한다. 서큐버스인 아르테미스는 밤마다 전장의 지휘관들을 유혹하여 전투 의지를 꺾는 역할을 수행하며, 인큐버스인 프리아포스는 마리아의 미숙한 마법 실력 탓에 성기가 결여된 상태로 태어나 고뇌하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이들은 마리아를 충실히 보좌하면서도 그녀의 순진함과 고집스러움을 지켜보는 조력자이자 친구로서의 면모를 보인다.

작품 내에서 마리아는 인간 청년 조셉과의 관계를 통해 마녀라는 초월적 존재에서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깨달아간다. 《순결의 마리아》는 중세 시대의 복식, 무기, 종교관 등을 철저하게 고증한 바탕 위에 판타지적 요소를 결합하여 종교적 위선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심도 있는 비판을 전개한다. 마리아는 이러한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자신의 마법과 순결, 그리고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