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어머니와 좀비 아들

<마녀 어머니와 좀비 아들>은 2020년 방영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극 중 인물인 동화 작가 고문영이 집필한 것으로 설정된 잔혹 동화이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서사와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상징물로 활용되었으며, 실질적인 작화는 일러스트레이터 잠산이 맡았다. 일반적인 아동용 동화의 틀을 벗어나 기괴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인간의 본질적인 결핍과 사랑에 대한 뒤틀린 갈망을 날카롭게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피부가 창백하고 눈동자만 커다란, 감정이 없이 식욕만 있는 아이의 탄생으로 시작된다. 어머니는 이 아이를 좀비라고 생각하여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지하실에 가두고 매일 가축을 훔쳐다 먹이며 키운다. 어느 날 마을에 기근과 전염병이 닥쳐 가축들이 모두 죽고 사람들도 마을을 떠나자, 어머니는 굶주린 아들을 위해 자신의 팔과 다리를 하나씩 잘라 먹이로 내어준다. 결국 몸통만 남게 된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아들의 품에 안겼을 때, 아들은 어머니를 꽉 끌어안으며 "어머니는 참 따뜻하시네요"라는 말을 남긴다.

이 이야기는 부모의 일방적인 희생과 그로 인해 발생한 정서적 소통의 부재를 비판적으로 다룬다. 어머니는 아들을 식욕만 있는 괴물로 규정하고 물리적인 양분을 제공하는 데만 급급했으나, 정작 아들이 갈구했던 것은 배를 채울 음식이 아니라 어머니의 온기와 정서적 교감이었음을 결말을 통해 보여준다. 이는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투사체나 짐으로 여기며 헌신하는 부모의 일그러진 사랑이 자녀에게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를 상징한다.

드라마 속에서 이 동화는 주인공들이 각자의 결핍과 과거의 트라우마를 마주하게 만드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특히 타인과의 감정적 유대에 서툰 고문영의 내면 상태와, 헌신적인 간병인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욕구를 거세당한 문강태의 삶을 투영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잔혹한 묘사 뒤에 숨겨진 슬픈 진실은 현대 사회에서 소통의 부재를 겪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마녀 어머니와 좀비 아들>은 극 중 등장한 다른 동화들과 함께 실제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성인들을 위한 잔혹 동화가 주는 위로와 성찰의 가치를 재발견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단순한 드라마 소품을 넘어,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과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 독립적인 문학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