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스는 홍정훈의 판타지 소설 《월야환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든 흡혈귀의 시조이자 근원이다. 그녀는 '최초의 흡혈귀'로 불리며, 세계관 내에 존재하는 모든 진마(眞魔)와 그들의 혈통을 이어받은 흡혈귀들의 영적인 어머니이자 절대적인 기원으로 군림한다. 성경의 창세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모티프로 하되 작가 특유의 재해석이 가미되어 있으며, 신의 축복을 거부하고 어둠으로 숨어든 저주받은 존재로 묘사된다.
작품 속 설정에 따르면 릴리스는 낙원에서 추방된 이후 신에게 반항하며 자신의 피를 통해 새로운 종족인 흡혈귀를 창조했다. 그녀의 피는 단순한 생명 유지 수단이 아니라 초월적인 힘과 영생, 그리고 끊임없는 갈증을 유발하는 마력의 결정체이다. 이 피를 직접적으로 물려받은 존재들이 진마라 불리는 고위 흡혈귀들이며, 이들은 릴리스의 파편화된 권능을 나누어 가짐으로써 각기 다른 초자연적 능력을 행사한다.
릴리스는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거대한 상징이자 서사의 핵심적인 동력이다. 그녀는 물리적으로 직접 등장하여 활동하는 경우보다 그 존재감과 의지가 후손들의 본능과 사건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묘사된다. 특히 주인공 한세건이 흡혈귀 사냥꾼으로서 궁극적으로 마주해야 할 숙명이자, 그가 증오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해 접촉하게 되는 근원적인 어둠으로 설정되어 있다. 릴리스의 피는 작중 인물들이 인간성을 상실하고 괴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매개체 역할을 한다.
그녀의 권능은 흔히 '달빛'과 결부되며, 이는 모든 흡혈귀가 태양을 피하고 밤의 세계를 지배하게 된 근거가 된다. 진마들이 보유한 고유의 '진마 명부'나 강력한 마술적 능력들은 모두 릴리스로부터 파생된 것이며, 흡혈귀들에게 있어 릴리스는 숭배와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결코 거역할 수 없는 혈연적 굴레이다. 그녀는 단순히 과거의 전설에 머물지 않고, 특정 사건이나 의식을 통해 현세에 자신의 영향력을 투사하며 세계의 파멸과 재생을 획책하는 신화적 존재로 남는다.
결론적으로 릴리스는 《월야환담 시리즈》의 세계관을 지탱하는 가장 거대한 신화적 장치이다. 인간과 흡혈귀 사이의 영원한 투쟁, 그리고 그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들의 비극은 모두 릴리스가 흘린 피와 그녀가 선택한 어둠에서 시작되었다. 그녀는 작품 내에서 악의 근원이자 초월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닌 복합적인 존재로 각인되어 있으며, 월야(月夜)라는 어두운 세계관의 시작과 끝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