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팡 3세 도둑맞은 루팡~카피캣은 한여름의 나비~

'루팡 3세 도둑맞은 루팡 ~카피캣은 한여름의 나비~'는 2004년 7월 30일에 방영된 니혼 TV의 '금요 로드쇼'용 TV 스페셜 시리즈 제16탄이다. 감독은 우에다 히데히토가 맡았으며, 캐릭터 디자인은 히라야마 사토시가 담당하였다. 본작은 '루팡이 도둑맞았다'는 파격적인 설정과 함께 루팡 3세의 범행 수법을 완벽하게 모방하는 '카피캣' 캐릭터의 등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야기는 루팡이 정체불명의 여성 베키에 의해 납치되면서 시작된다. 베키는 전 세계를 무대로 루팡의 수법을 그대로 재현하는 카피캣으로, 루팡을 능가하기 위해 그를 직접 납치하는 대담함을 보인다. 그녀는 루팡에게 전설적인 보석 '불스 아이'를 함께 훔치자는 제안을 하며, 이 과정에서 루팡의 과거 연인이었던 '카트린'과 관련된 비밀이 점차 드러난다. 루팡 일행은 베키와 협력하면서도 그녀의 배후에 숨겨진 음모와 거대 범죄 조직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주요 악역인 말코비치는 불스 아이 속에 숨겨진 비밀 데이터를 이용해 세계 경제를 통제하려는 야욕을 가진 인물로 등장한다. 베키는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라 루팡의 과거와 깊은 연관이 있는 입체적인 인물로 묘사되어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루팡의 파트너인 지겐 다이스케와 이시카와 고에몬은 루팡을 구출하기 위해 분투하며, 미네 후지코는 자신만의 목적을 위해 사건에 개입한다. 숙적인 제니가타 경부 역시 루팡과 베키를 쫓으며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작화 면에서는 2000년대 초반 루팡 시리즈의 전형적인 스타일을 따르면서도, 한여름이라는 배경에 걸맞은 화려한 색채와 연출이 특징이다. 특히 도둑이 도둑을 맞는다는 역설적인 상황과 루팡의 정체성을 되짚어보는 서사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은 기존의 액션 중심 전개에 더해, 루팡이라는 인물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세대 간의 교감을 다루는 감성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였다.

음악은 시리즈의 상징인 오노 유지가 담당하여 재즈풍의 세련된 선율을 제공한다. 작품의 제목인 '도둑맞은 루팡'은 물리적으로 납치된 루팡뿐만 아니라, 그의 기술과 명성, 그리고 과거의 기억이 타인에 의해 재해석되는 과정을 상징한다. 일부 설정이 기존 시리즈와 다소 이질적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루팡 3세라는 캐릭터가 지닌 불멸의 매력과 새로운 세대와의 조우를 효과적으로 그려낸 수작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