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고블린(Robin Goblin)은 영국 민속 전승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로, 흔히 '로빈 굿펠로우(Robin Goodfellow)' 또는 '홉고블린(Hobgoblin)'과 혼용되어 불린다. '홉(Hob)'이라는 단어 자체가 로버트(Robert)나 로빈(Robin)의 애칭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로빈 고블린은 본질적으로 집안일을 돕거나 장난을 치는 요정 혹은 정령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로 묘사되며, 전설에 따라 선한 의도와 짓궂은 성격을 동시에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존재의 가장 큰 특징은 이중성이다. 로빈 고블린은 밤사이에 인간의 집이나 농장에 나타나 청소, 방직, 가축 돌보기 등의 노동을 대신해 주는 이로운 정령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갖추어야 하며, 만약 그들을 불쾌하게 하거나 옷과 같은 선물을 주어 모욕감을 줄 경우 즉시 집을 떠나거나 심한 장난을 쳐서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들의 장난은 길을 잃게 하거나 밤길을 가는 여행자를 놀라게 하는 등 악의는 없으나 곤혹스러운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외형적으로 로빈 고블린은 고블린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판타지에서 묘사되는 흉측하고 사악한 고블린과는 차이가 있다. 전승에 따르면 이들은 작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흔히 털이 많거나 갈색 옷을 입은 모습으로 묘사된다. 때로는 동물의 모습으로 변신하거나 자연물 속에 숨어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믿어졌다. 이들은 주로 농촌의 외딴 집이나 숲 근처에 거주하며, 문명화된 도시보다는 자연과 인간의 경계가 맞닿은 곳에서 활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문학적 관점에서 로빈 고블린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 등장하는 '퍽(Puck)'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가장 널리 알려졌다. 셰익스피어는 로빈 굿펠로우를 장난기 가득하고 민첩한 요정의 왕 오베론의 조력자로 그려내어 대중적인 이미지를 확립했다. 이후 수많은 민담집과 아동 문학에서 로빈 고블린의 속성은 정형화되었으며, 이는 현대 판타지 장르에서 가택신(Home spirit)이나 장난꾸러기 정령 캐릭터의 모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