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꾼

땅꾼은 뱀을 전문적으로 잡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에는 신분 질서의 하층민에 속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땅꾼'이라는 명칭은 이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땅에 굴을 파고 살았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조선 시대에는 도성 안팎의 빈민들이 땅을 파고 거처를 마련하여 살았는데, 이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뱀을 잡아 약재로 팔기 시작하면서 땅꾼이라는 직업이 형성되었다.

땅꾼들은 뱀의 생태와 서식지를 파악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주로 뱀이 동면에 들어가기 전인 가을철이나 깨어나는 봄철에 활동하며, 돌무더기나 덤불 사이를 살피며 뱀을 찾아낸다. 뱀을 잡을 때는 전용 도구인 뱀 집게나 그물망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숙련된 이들은 맨손이나 긴 막대기를 활용해 뱀의 머리를 제압한다. 독사와 비독사를 구별하는 능력과 독에 대한 대처법 등은 이들에게 필수적인 기술로 여겨졌다.

잡힌 뱀은 주로 한방 약재나 보양식의 재료로 유통되었다. 민간에서는 뱀이 원기 회복과 정력 증진에 효능이 있다고 믿어 뱀술(사주)을 담그거나 고아 먹는 문화가 있었다. 특히 살모사, 까치살모사 등 독성이 강한 뱀일수록 약효가 뛰어나다고 여겨져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들은 잡은 뱀을 시장에 팔거나 직접 가공하여 판매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땅꾼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자연 보호와 생태계 유지를 위해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강화되면서,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 뱀을 포획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었다. 멸종위기종이나 보호종을 잡을 경우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며, 뱀을 보양식으로 섭취하는 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부정적으로 변했다.

현재 전통적인 의미의 땅꾼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으며, 대신 소방서의 유해동물 포획팀이나 전문 방역 업체가 특정 상황에서 뱀을 포획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과거 뱀을 잡아 생계를 잇던 땅꾼은 이제 민속사적인 기록이나 문학 작품 속의 인물로 남게 되었다. 무분별한 포획이 아닌 생태계 평형의 관점에서 야생 생물의 보호가 중요시되면서 땅꾼이라는 직업은 사실상 사라져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