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리히 켈러만(Dietrich Kellermann, 1933–2012)은 독일의 개신교 신학자이자 구약성서학자이다. 그는 20세기 후반 독일 구약학계에서 문헌 비평과 성서 고고학, 그리고 히브리어 사전 편찬 분야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인물로 평가받는다. 켈러만은 구약성서의 역사적 배경과 언어적 의미를 규명하는 데 평생을 바쳤으며, 특히 텍스트의 형성과 전승 과정을 분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켈러만은 독일의 뮌스터 대학교(Westfälische Wilhelms-Universität Münster)에서 주로 활동했다. 그는 이 대학의 개신교 신학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고, 서북 셈어와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적 지리 및 제도 연구에 매진했다. 그의 학문적 접근 방식은 철저한 텍스트 분석과 역사적 정황의 결합을 특징으로 하며, 이는 독일 구약학의 전통적인 방법론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그의 주요 연구 분야 중 하나는 오경(Pentateuch) 연구, 그중에서도 민수기에 나타난 제사 문서(Priesterschrift)의 구조와 성격에 관한 것이다. 켈러만의 저서인 『민수기 1장 1절부터 10장 10절까지의 제사 문서』(Die Priesterschrift von Numeri 1:1 bis 10:10)는 해당 본문의 전승사와 편집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한 연구로 평가받는다. 또한 그는 느헤미야서와 에스라서에 나타난 고대 이스라엘의 행정 체계와 성전 봉사직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했다.
켈러만은 구약학의 방대한 사전적 작업인 『구약성서 신학 사전』(Theologisches Wörterbuch zum Alten Testament, ThWAT)의 집필자이자 편집 위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사전에서 여러 핵심적인 히브리어 단어들의 어원과 신학적 의미 변화를 고찰하는 항목들을 집필했다. 그의 사전학적 기여는 성서 히브리어 단어가 고대 근동의 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었으며, 그것이 이스라엘의 신앙 고백 속에서 어떻게 신학적으로 정립되었는지를 밝히는 데 일조했다.
그는 문헌학적 정밀함과 역사적 비판주의를 결합하여 구약성서 해석의 지평을 넓혔다. 특히 고대 이스라엘의 제사 제도와 사회 구조를 재구성하는 데 있어 고고학적 성과와 텍스트 분석을 병행하는 방법론을 중요하게 여겼다. 켈러만의 연구 성과는 오늘날에도 구약성서의 형성과 이스라엘 종교사 연구의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