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필 폰 아인츠베른(Irisviel von Einzbern)은 TYPE-MOON의 소설 및 애니메이션인 'Fate/Zero'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로, 팬들 사이에서는 흔히 '아이리'라는 애칭으로 널리 불린다. 그녀는 성배 탐색을 목적으로 하는 아인츠베른 가문에 의해 제조된 호문쿨루스이며, 제4차 성배 전쟁에서 성배의 그릇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탄생한 존재이다.
아이리스필은 태생적으로 인간이 아닌 인조인간으로 설계되었으나, 남편인 에미야 키리츠구와의 교감을 통해 풍부한 감정과 따뜻한 모성애를 지니게 된다. 이는 감정이 배제된 채 도구로만 취급받던 기존의 아인츠베른제 호문쿨루스들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그녀는 딸인 이리야스필 폰 아인츠베른을 낳으며 가문의 비극적인 운명 속에서도 인간적인 유대감과 가족애를 형성한다.
'드레스의 아이리' 혹은 드레스를 입은 아이리스필의 형상은 그녀가 성배의 그릇으로서 각성했을 때 입는 '하늘의 잔(Heaven's Feel)' 예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예장은 아인츠베른 가문의 비술이 집약된 황금과 백색의 드레스 형태로, 영혼을 물질화하는 기능을 보조하는 강력한 마술 예장이다. 작중에서 그녀가 이 드레스를 착용하는 것은 그녀의 자아가 사라지고 성배라는 시스템의 부품으로 변모해가는 비극적인 과정을 상징한다.
성배 전쟁이 종막에 다다를수록 아이리스필의 육체는 성배에 수용된 서번트들의 혼을 담기 위해 인간의 형상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며, 결국 육신이 성배 그 자체로 변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헌신과 고결함은 작품의 서사에서 핵심적인 감정적 축을 담당하며, 그녀의 하얀 드레스는 순결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가는 제물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모바일 게임 'Fate/Grand Order'에서는 '아이리스필(하늘의 잔)'이라는 명칭의 서번트로 등장하여 이러한 설정을 계승한다. 게임 내에서도 그녀는 '하늘의 잔' 예장인 하얀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묘사되며, 아군 전체를 치유하고 부활 효과를 부여하는 보구 '성모의 노래'를 사용하여 성모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는 원작의 비극적인 최후를 넘어 유저들에게 그녀의 상징적인 모습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