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오대로는 조선 시대 수도인 한양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로 뻗어 나간 다섯 갈래의 핵심 간선도로를 의미한다. 조선 왕조는 중앙집권적 통치 체제를 공고히 하고 지방에 대한 행정력을 효율적으로 행사하기 위해 도로망 정비에 힘을 쏟았다. 이러한 도로망은 국가의 행정 명령 전달, 조세의 운송, 군사적 이동, 외교 사절의 왕래 등 국가 운영 전반에 걸쳐 혈관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였다.
오대로의 구체적인 노선은 지리적 방향과 목적지에 따라 구분된다. 첫째인 의주로는 한양에서 출발하여 고양, 파주, 개성, 평양을 거쳐 압록강 변의 의주에 이르는 길이다. 이는 중국 명나라 및 청나라로 향하는 사신들이 이용하던 제1의 간선로로서 외교와 국제 무역의 중추적 경로였다. 둘째, 경흥로는 한양에서 동북 방향으로 뻗어 함경도 경흥까지 연결되는 도로로, 북방 방어와 동북 지방 관리를 위한 주요 통로였다.
셋째, 영남로는 한양에서 광주, 충주, 문경새재를 넘어 대구와 밀양을 거쳐 부산 동래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영남 지방의 풍부한 물산을 수송하고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관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넷째, 호남로는 한양에서 남쪽으로 내려가 천안, 공주, 전주를 거쳐 전라도 해안 지역과 제주도 방면으로 연결되는 도로이다. 최대의 곡창지대인 호남 평야의 세곡 운송과 서남해안의 국방을 지원하는 기능을 담당하였다.
다섯째 노선으로는 한양에서 강화도로 이어지는 강화로, 혹은 관동 지방으로 향하는 평해로 등이 시대와 자료에 따라 오대로의 범주에 포함된다. 이 중 평해로는 한양에서 양평, 원주, 강릉을 거쳐 동해안의 평해까지 연결되는 도로로, 관동 지방의 물자 유통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사대부들의 유람 경로로도 널리 이용되었다. 조선 정부는 이러한 도로들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약 30리마다 역을 설치하고 관원들에게 말과 숙식을 제공하는 역참 제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였다.
동방 오대로는 단순히 물리적인 길을 넘어 조선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를 하나로 묶어주는 통합의 가교였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상업이 발달하면서 이 도로망을 중심으로 장시가 활성화되었고, 보부상과 같은 상인 집단의 활동 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기반이 되었다. 근대적 교통수단이 등장하기 전까지 오대로는 한반도의 인적·물적 교류를 지탱한 가장 중요한 기간망이었으며, 오늘날의 철도와 고속도로 노선 역시 상당 부분 이 오대로의 경로를 바탕으로 형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