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벌(Spider Wasp)은 벌목 대모벌과(Pompilidae)에 속하는 곤충의 총칭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5,000종 이상이 분포하며 한국에도 다수의 종이 서식한다. 성충의 몸길이는 종에 따라 10mm에서 60mm 이상까지 다양하며, 몸의 빛깔은 주로 검은색이나 청색 광택을 띠는 경우가 많다. 가늘고 긴 다리와 더듬이를 가지고 있으며, 날개는 투명하거나 암갈색을 띤다. 대모벌은 땅 위를 빠르게 기어 다니거나 비행할 때 날개를 쉴 새 없이 파닥거리는 특유의 행동 양식을 보이는데, 이는 포식자를 경계하고 사냥감인 거미를 탐색하기 위한 행동이다.
대모벌의 가장 뚜렷한 생태적 특징은 유충의 먹이로 거미를 사냥한다는 점이다. 성충 자체는 주로 꽃의 꿀이나 식물의 수액을 섭취하며 살아가지만, 번식을 위해 알을 낳을 시기가 된 암컷은 거미를 전문적으로 사냥한다. 암컷 대모벌은 거미를 발견하면 재빠르게 접근하여 독침으로 쏘는데, 이 독은 거미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영구적인 마비 상태에 빠뜨리는 신경독이다. 이는 유충이 부화하여 먹이를 섭취할 때까지 거미가 부패하지 않고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깡충거미, 늑대거미부터 대형 타란튤라에 이르기까지 종마다 선호하는 거미의 종류가 다르다.
사냥에 성공한 암컷은 마비된 거미를 자신이 미리 파놓은 땅속 굴이나 바위 틈, 또는 기존에 존재하는 빈 구멍 등으로 끌고 간다. 안전한 장소에 거미를 안치한 후, 거미의 배 부위에 알을 하나 낳고 입구를 흙이나 돌로 단단히 막아버린다. 알에서 깨어난 유충은 움직이지 못하는 거미의 체액을 빨아먹으며 성장한다. 이때 유충은 거미가 죽어서 부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중요 장기는 가장 나중에 파먹는 본능적인 습성을 가지고 있다. 유충은 거미를 모두 섭취한 후 고치를 짓고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된다.
대모벌은 매우 강력한 독침을 가지고 있어 쏘였을 때의 통증이 극심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대형 종인 타란튤라 호크(Tarantula Hawk)의 경우, 곤충 학자 저스틴 슈미트가 개발한 '슈미트 독침 고통 지수'에서 가장 높은 등급에 속할 정도로 강렬한 고통을 유발한다. 그러나 대모벌은 꿀벌이나 말벌처럼 사회성 생활을 하며 집단을 이루어 둥지를 방어하는 습성이 없고 단독 생활을 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잡거나 심하게 위협하지 않는 이상 먼저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는 드물다.
생태계 내에서 대모벌은 거미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천적 역할을 수행한다. 거미가 다른 곤충들을 잡아먹는 포식자 위치에 있다면, 대모벌은 그 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 먹이 사슬의 균형을 맞추는 데 기여한다. 대부분 땅을 파서 둥지를 짓지만, 일부 종은 진흙을 이용해 벽이나 바위에 둥지를 짓기도 하고, 다른 대모벌이 사냥해 둔 거미를 훔쳐 자신의 알을 낳는 노동 기생 습성을 보이기도 하는 등 종에 따라 다양한 서식 및 번식 전략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