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불해산죄

다중불해산죄(多衆不解散罪)는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모인 다수의 사람이 권한 있는 공무원으로부터 세 번 이상의 해산 명령을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아니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대한민국 형법 제116조에 규정되어 있으며,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이 죄는 집합의 규모와 목적이 공공의 안전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을 때 국가 권력이 개입하여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다.

본 죄의 주체는 '다중'이다. 여기서 다중이란 단체나 집단과 달리 특정한 조직 체계를 갖출 필요는 없으나, 집합한 인원의 위력이 공공의 평온을 해칠 수 있을 정도의 인원수를 의미한다. 또한, 단순히 모인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폭행, 협박, 손괴 등을 저지를 목적이 사전에 존재하거나 현장에서 형성되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불법적인 목적 없이 평화적으로 집회하는 경우에는 본 죄를 적용할 수 없다.

범죄가 성립하기 위한 중요한 절차적 요건은 '권한 있는 공무원의 3회 이상의 해산 명령'이다. 해산 명령은 경찰관 등 법 집행 권한을 가진 공무원이 적법하게 발령해야 하며, 상대방이 인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명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법적으로 '3회 이상'이라는 횟수가 명시되어 있으므로, 한두 번의 명령만으로 해산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 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이는 다수의 군중에게 자발적으로 흩어질 기회를 충분히 제공함으로써 신체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불필요하게 침해하지 않으려는 취지다.

다중불해산죄는 법률이 규정하는 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써 성립하는 '진정부작위범'에 해당한다. 즉, 해산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부작위' 자체가 범죄 행위가 된다. 또한, 세 번째 해산 명령이 있은 후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않는 순간 범죄가 완성되는 '즉시범'의 성격을 갖는다. 일단 해산 명령에 불응하여 죄가 성립한 이후에는 나중에 해산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범죄의 성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본 죄는 소요죄에 이르기 전 단계에서 예방적으로 처벌하는 성격을 지닌다. 소요죄는 실제로 폭행이나 파괴 행위가 발생해야 성립하지만, 다중불해산죄는 그러한 가해 행위가 구체화되기 전이라도 해산 명령 불응만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다만,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와 충돌할 소지가 있으므로 법 집행 과정에서 해산 명령의 적법성과 목적의 정당성이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한다. 본 죄를 범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