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해머(Warhammer) 시리즈에서 주사위는 게임의 모든 행동과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메커니즘이자 확률적 도구다. 보드게임의 규칙 체계 내에서 무작위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병력의 명중, 피해, 방어, 사기 진작 등 전장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상호작용이 주사위 굴림을 통해 해결된다. 이는 단순한 운의 요소를 넘어 전장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와 각 유닛의 숙련도를 수치화하여 시뮬레이션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워해머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주사위는 정육면체 형태인 육면체 주사위(D6)다. 게임의 기본적인 판정은 주사위를 던져 특정 수치 이상이 나오면 성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모델의 능력치에 따라 성공에 필요한 최솟값이 정해지며, 명중 굴림(Hit Roll), 상처 굴림(Wound Roll), 방어 굴림(Saving Throw) 등의 단계를 거치며 전투의 결과가 도출된다. 특히 대규모 부대가 교전할 때는 수십 개의 주사위를 한꺼번에 던지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를 통해 전쟁의 압도적인 화력과 혼란을 시각적이고 청각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과거의 판본이나 워해머 판타지, 특정 스핀오프 게임에서는 특수한 용도의 주사위가 사용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포탄의 낙하 지점이나 유닛의 산개 방향을 결정하는 스캐터 다이스(Scatter Dice)와 포격 거리를 결정하는 아틸러리 다이스(Artillery Dice)가 있다. 스캐터 다이스에는 방향을 나타내는 화살표와 명중 표시가 그려져 있으며, 아틸러리 다이스에는 숫자와 함께 무기가 폭발하거나 불발했음을 알리는 미스파이어(Misfire) 문구가 새겨져 있어 게임의 서사적 몰입감을 높이는 장치로 활용되었다.
워해머의 전략적 깊이는 주사위 결과에 대한 확률 관리와 보정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플레이어는 지휘관 모델의 오오라 능력, 특수 규칙, 혹은 커맨드 포인트(Command Point)를 소모하는 전략 지침(Stratagem)을 사용하여 실패한 주사위를 다시 굴리거나 결과값에 수치적 이득을 주는 보정을 가할 수 있다. 이러한 재굴림(Re-roll)과 수정치(Modifier)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단순히 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술적인 배치를 통해 불확실성을 통제하고 승리 확률을 높이는 판단력을 요구한다.
주사위는 워해머 팬덤 내에서 단순한 도구를 넘어 고유한 문화적 상징성을 지닌다. 각 진영(Faction)의 테마와 상징색, 고유 문양이 새겨진 전용 주사위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중요한 수집품으로 취급된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낮은 숫자인 1이 나와 작전이 실패하는 상황 등 주사위 결과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경험은 워해머 커뮤니티 내에서 다양한 일화와 밈(Meme)을 생성하며 게임의 서사적 재미를 완성하는 요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