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플라네테스)

노노는 유키무라 마코토의 만화 및 이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플라네테스'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달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른바 '루나리안(Lunarian)'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인류가 우주로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세대의 모습을 대변한다. 주인공인 호시노 하치로타(하치마키)가 달에 체류하던 중 만나게 되는 소녀이며, 극중에서 우주 시대의 명암을 투영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노노의 가장 큰 특징은 지구인과는 확연히 다른 신체적 조건이다. 저중력 환경인 달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지구의 일반적인 성인보다 훨씬 큰 신장을 가지고 있으며, 팔다리가 매우 길고 가늘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특징은 심각한 신체적 제약을 동반한다. 중력이 약한 곳에서 골격이 형성되었기에 골밀도가 매우 낮고 심폐 기능이 지구의 표준에 미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노노는 지구의 중력을 견딜 수 없으며, 평생을 달이나 우주의 저중력 시설에서만 머물러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작품 내에서 노노는 하치마키와의 교류를 통해 그의 가치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하치마키는 목성 왕복선 승무원 선발 시험 중 겪은 고립 장애의 후유증으로 달의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노노를 만난다. 노노는 자신을 외계인처럼 여기지 않고 평범하게 대해주는 하치마키에게 호감을 느끼며, 하치마키는 노노를 통해 우주라는 거대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의 존엄성과 그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충을 깊이 이해하게 된다.

노노라는 캐릭터는 인류의 우주 개척이 단순히 기술적인 도약을 넘어 생물학적, 사회적 변화를 수반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녀에게 지구는 '고향'이 아니라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접할 수 있는, 가보고 싶어도 결코 갈 수 없는 미지의 행성일 뿐이다. 이는 인류가 우주로 확장됨에 따라 '지구인'이라는 단일한 정체성이 해체되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한 새로운 형태의 인간이 탄생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애니메이션 판에서는 노노의 배경 설정이 더욱 구체화되어 묘사된다. 그녀는 자신이 지구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언젠가 인류가 더 먼 우주로 나아갈 때 자신과 같은 이들이 그 중심에 서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노노는 '플라네테스'가 다루는 고독, 사랑, 그리고 인간의 경계라는 주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체화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