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즈미(NO.6)

네즈미는 아사노 아츠코의 소설 《No.6》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성벽 밖 서쪽 구역에서 거주하며, 본명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네즈미(쥐)'라는 가명으로 불린다. 그는 성스러운 도시 NO.6의 과거 학살 사건인 '숲의 백성' 학살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로, 도시 시스템에 대한 강한 증오와 복수심을 품고 살아간다. 12살 때 NO.6에서 탈출하던 중 시온을 만나 도움을 받았으며, 이 사건은 그들의 운명을 잇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외형적으로는 회색빛이 도는 짙은 머리카락과 날카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지녔다. 서쪽 구역의 극장에서 '이브'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연기를 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의 목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으며,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은 그가 서쪽 구역에서 생존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겉으로는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태도를 유지하지만, 내면에는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수성을 간직하고 있다.

네즈미는 매우 지능적이며 생존 본능이 탁월하다. NO.6의 통제된 시스템을 혐오하며, 인간이 기계적인 질서에 순응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고전 문학, 특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즐겨 읽으며 이를 인용해 대화하는 습관이 있다. 이러한 지적 배경은 그가 단순히 거친 생존자가 아니라 독자적인 가치관을 지닌 복합적인 인물임을 보여준다. 시온에게는 엄격하고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위기의 순간마다 그를 보호하며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다.

그의 과거는 비극으로 점철되어 있다. NO.6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그의 고향과 일족인 '숲의 백성'은 철저히 파괴되었고, 그는 실험체로 쓰일 위기에서 탈출하여 밑바닥 삶을 전전하게 되었다. 그는 도시가 붕괴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 안에서 안락한 삶을 영위하는 시민들을 경멸한다. 그러나 시온과의 재회 이후, 무조건적인 파괴가 아닌 진정한 자유와 인간애에 대해 고뇌하기 시작하며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품의 결말부에서 네즈미는 NO.6의 진실을 밝히고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는 시온과 함께 도시의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며, 자신의 복수가 끝났음을 깨닫는다. 비록 마지막에는 다시 방랑의 길을 택하며 시온과 이별하지만, 재회를 기약하는 약속을 남기며 여운을 준다. 네즈미는 억압적인 체제에 저항하는 야성적인 생명력과 섬세한 예술가적 기질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